장승미의 독립영화 읽기
가장 불안정한 나이라고 할 수 있는 열다섯 청춘들의 표류기를 담은 `열다섯의 순수`는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영화는 담담하고 감정을 억누른 채 표현된다. 하지만 때때로 갈피없이 흔들려 버리는 카메라와 갑작스럽게 삽입되는 드럼 음악은 고요한 듯 보이지만 문득 보았을 때 저만치 달음박질해버리는 아이들의 모습과도 닮은 듯하다. 어쩌면 인물조차 잊고 있는 듯 흔들리는 모습이나 급작스럽게 등장하는 클로즈업, 그리고 전체적으로 다소 성긴 듯한 연출에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가끔씩은 이렇게 거친 질감을 가진 영화가 주는 미덕에 한숨을 돌리곤 한다.
영화라는 것이 할 수 있는 시도나 실험이 더 이상 없다는 불안감에서, 매끄럽게 잘 만들어진 영화만이 스크린에 올라갈 수 있다는 절망감에서 흔히들 말하곤 하는 `어설픈 영화`라는 것에게 때때로 구원을 받는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을 고하듯 영화의 제목이 뜨고 나서도 계속되는 아이들의 이야기, 이미지와 사운드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감독이 야심차게 내세운 어쩌면 멋부린 듯한 연출이지만 어쩐지 소년과 소녀는 살아갈 것이고 사랑할 것이라는 예감을 갖게 한다. 그것이 남들과 같은 방식은 아니어도 말이다. 장승미 대전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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