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모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유한모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위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암을 `위암`, 정확히는 `위선암`이라고 한다. 위암은 국내 전체 암 발생 중 남성의 23.5%, 여성의 16.1%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빈도를 보이는 질환이다. 다만 정기 검사에서 발견되는 비율이 높고 조기 발견 시 재발과 전이에 대한 걱정 없이 완치가 가능한 병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진 환자의 일부는 완치가 어려운 경우도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징 증상 없는 위암=위암은 발병과 관련된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 간혹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위장관 양성 질환으로 오인해 무시하기 쉽다. 위암의 진단은 위 내시경이나 위장 조영술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위암에 대한 확진은 현미경을 이용한 조직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위장 조영술에서 위암이 의심되면 다시 내시경 검사를 시행, 반드시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

복부 CT는 가슴 아래 부분부터 골반까지 5mm 두께의 단층으로 촬영해 관찰하는 방법이다. 위암 수술 전과 수술 후 정기적으로 촬영하는데 수술 전에는 위암의 모양,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관찰해 수술의 가능성과 범위 등을 결정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정기적으로 촬영해야 하며 변화와 재발, 전이 유무 등을 확인한다.

◇국내 위암 환자 절반은 조기 위암= 위암은 위 점막에서 발생해 시간이 지나면서 암 세포가 위벽을 파고들어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을 지나 위 밖으로 퍼지고 위 주변의 림프절로도 퍼지게 된다.

위암의 림프절 전이와 관계없이 암세포가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에만 국한돼 있는 경우를 조기 위암이라고 한다. 조기 위암은 위암이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퍼진 경우보다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서 수술을 받으면 90-95%에서 완치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암으로 수술한 환자의 50%가 조기 위암에 해당하며 진행위암에 비해 조기위암이 차지하는 빈도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다.

◇내시경 점막절제술 치료= 위암 중 림프절 전이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한해 내시경 점막절제술이 가능하다. 위암이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튀어나온 모양(융기형)에서는 병변의 크기가 2㎝ 이하, 오목하게 들어간 모양(함몰형)에서는 병변의 크기가 1㎝ 이하인 경우, 분화형이 좋은 조직형을 보이는 조기위암은 암이 림프절에 전이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적다. 이런 경우가 일반적인 내시경 치료의 대상이 된다.

또 위암을 내시경으로 절제한 후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완전 절제 여부를 판정한다. 암세포가 점막하층까지 침범했거나, 절제 면에 근접해 암세포가 퍼져있는 경우, 조직 내 림프관이나 혈관 내부에서 암세포가 보이면 대부분 추가적인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복강경 수술= 복강경 수술은 배를 크게 열지 않고 구멍을 통해 카메라와 기구들을 뱃속에 넣어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미용적인 면이나 수술 후 통증 감소, 조기 회복 등 장점을 가지고 있다. 조기 위암에서는 이미 복강경 수술 치료의 효과가 입증돼 치료의 표준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며, 진행 위암에서도 치료 효과에 대한 좋은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또 진행 위암에서 복강 내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수술 전 복강경으로 미리 확인해 필요 없는 개복 수술을 피할 수 있다.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 항암화학요법= 진행 위암의 경우 위 절제술과 함께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이 재발을 막을 수 있고, 치료의 좋은 예후를 보장할 수 있는 치료다. 수술 대상은 내시경 조직 검사에서 위암으로 진단되고, 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나 기타 검사에서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지 않은 진행 위암 환자다. 전신 상태가 마취나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 시행한다.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 위암이 타 장기로 전이돼 있는 경우에는 전신 요법인 항암화학요법이 주된 치료가 된다. 약 40-50%의 환자에서 암이 반 이하로 줄어 들 수 있어 증상 완화 및 생명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요법은 근치적 위 절제술 후 항암제를 이용, 재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암세포를 치료함으로써 완치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한다. 수술 전 시행하는 선행 화학 요법은 수술 전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함으로써 종양의 크기와 침윤의 범위를 줄여 근치 목적의 수술을 가능하게 해주는 방법이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유한모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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