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이 약을 샀는데 무서워서 못 먹겠어요", "약 설명서에 부작용이 왜 이리 많아요"라며 약을 사거나 조제약을 받으면서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문에 약사는 복약 지도를 할 때 부작용을 설명해야하며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약의 부작용은 한자로 `不作用`이나 `否作用`이 아니고 `副作用`이다. `副`는 `부수입(副收入)`, `부업(副業)`, `부통령(副統領)` 등에 쓰이는 한자이다. 부작용이란 주된 작용 이외의 덤 같은 작용이다. 부작용이 영어로는 `side effect`이다. 옆에서 따라다니는 효과라는 뜻이다. 어떤 효과를 보려고 약을 먹었는데,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면 그것을 모두 약의 부작용이라고 부른다. 부작용이 모두 나쁘지만은 않다. 부작용 중에 몸에 해로운 것도 있지만, 몸에 도움을 주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방바닥에 흘린 동전을 찾다가 침대 밑에서 귀한 물건을 찾는 것도 일종의 부작용이다.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발견돼 전혀 다르게 사용되는 약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고혈압 치료제에서 탈모 치료체로 바뀐 약, 고혈압·협심증약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바뀐 약, 식욕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발견돼 식욕억제제로도 쓰이는 우울증 치료제 등이다. 또 피가 잘 멎지 않게 하는 부작용이 있어 심장병 예방약으로 쓰이는 아스피린, 기형아를 만드는 부작용이 있는 진정제가 항암제로 연구되는 것과 심하게 졸리는 부작용을 수면 유도제로 쓰는 것처럼 부작용을 전혀 다른 용도의 약으로 사용하는 것도 많다.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사라지듯 부작용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없어진다. 그러나 평생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남기는 부작용도 있다. 약효가 잘 나타나도록 생활해야 약효도 잘 나타나듯, 부작용도 잘 나타날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평소에 속이 쓰린 사람에게는 위장장애가 심하게 나타난다. 또 예상치 못한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나는 수도 있어, 약을 먹고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약을 중단하고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

약을 먹고 위장장애를 염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위장장애 이외에도 부작용은 훨씬 많을 수 있다. 설명서에 부작용이 많이 적혀 있는 약은 부작용 때문에 무서워할 것이 아니고, 그 모든 부작용이 이미 알려졌고 대처방안도 있으니 오히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부작용 중에는 일어날 확률이 극히 적은 부작용도 있어 부작용이 많다고 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약 때문에 몸에 해로운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그 약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클 때만 그것이 의약품으로 사용된다.

약의 부작용은 몸에서 일어날 자연현상의 방해물을 없애서 약효를 나타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것이 많다. 약효는 몸이 도와줘야 잘 나타나듯, 부작용도 부작용이 잘 일어날 사람에게서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술,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 위장장애도 잘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약이 약효를 나타내면서 부작용은 어쩔 수 없이 나타날 수 있으니, 무턱대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정일영 십자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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