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면적 109위, 원유 수입 5위지만 GDP는 11위인 국가. 필자가 산업통상자원부 재직시절에는 우리나라를 좁은 영토와 부족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인 성장을 통해 경제 분야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나라로 생각했다.

특허청장으로 부임 후 살펴보니,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세계 4위, GDP 및 인구 대비 특허출원은 세계 1위였다. 또한, 지식재산 선진 5개국(IP5)의 일원이며, 이는 UN으로 따지면 상임 이사국과 비슷한 정도의 위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경제 분야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분야가 있다니 새삼 놀라웠다.

우리 특허청이 이러한 현재의 위상을 누리게 된 데에는, 법·제도의 정비, 전문 인력 양성 등 다양한 노력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선진화된 특허행정 정보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 특허청은 1999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자출원시스템인 1세대 특허넷을 개발했다. 이후 2005년엔 365일 무중단 전자출원 서비스인 2세대 특허넷을, 2013년엔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나 출원이 가능한 3세대 특허넷을 구축했다. 현재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지능정보기반의 새로운 특허행정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 발전의 가속화와, 기술 융·복합에 의해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변호사·의사, 인간과 교감하는 소셜로봇 같은 새로운 지능정보 서비스와 플랫폼이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특허청도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특허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정보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할 시기다. 이에 특허청은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특허행정 정보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특허행정 정보시스템에 접목하여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는 한편, 특허행정의 효율성과 대국민 서비스를 제고하고자 한다.

먼저, 미래기술을 활용한 특허행정 지능정보화 전략 수립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지능형 정보기술의 환경과 적용 가능성을 분석하여 지능형 특허행정 서비스 모델을 발굴 것이다. 이를 통해 특허 제도·절차에 대해 자동 상담을 제공하는 `음성인식 기반 지능형 상담 서비스`, 특허출원서를 분석하여 유사한 선행기술문헌을 자동으로 검색하는 `지능형 유사특허 검색서비스`, 인공지능이 외국 특허문서를 자동으로 번역하는 `특허문서 자동번역 시스템` 등 구체적이고 구현 가능한 특허 지능정보 서비스의 비전을 마련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특허정보 가치창출 기반 구축이다. 특허정보서비스의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과 품질 확보 방안을 강구하며, 생성된 특허 빅데이터의 개방·유통 및 활용 방안을 도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 수요가 높은 특허 데이터의 민간 개방을 확대하여, 지식재산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지식재산 사업화를 촉진하여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강한 특허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시스템 고도화 방안을 마련한다. 별도 프로그램의 설치가 필요 없는 웹기반의 전자출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국민 편의성을 제고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심사이력과 심사패턴을 분석·활용함으로써 특허심사 품질을 개선할 것이다. 더블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특허넷 시스템의 자율 보안 방어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지식재산 정보화를 위한 정보화 국제협력 강화이다. IP5 일원으로 특허 데이터의 공개 및 교환을 위한 협력 방향을 수립하고, 데이터 교환을 위한 국제 표준 제정과 정보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UAE에 특허넷 시스템을 수출한 사례를 발판삼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우리 특허행정 정보시스템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행정한류 확산에 앞장설 것이다.

정보와 지식이 화두인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정보시스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성장의 정부 핵심 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특허행정 정보화 전략`을 수립하여 특허행정 정보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이 특허행정을 더 쉽고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강한 특허와 일자리 창출 및 지식재산 서비스업의 활성화에도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성윤모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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