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입 증가 등 원인…꽃 가격 지난해比 31%이상 상승

대전에서 꽃 도매업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대목을 맞았지만 한숨이 절로 나온다.

가장 많이 나가야 할 카네이션 판매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출하 가격은 상승했지만 현금 등 카네이션을 대신하는 선물 품목이 다양해 지면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며 "카네이션은 다음주면 대목이 마무리돼 가격 인하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5월의 대표 꽃인 카네이션이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을 앞두고 지난해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가격 상승이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워 화훼 농민들과 도매시장 상인들은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카네이션은 1속에 5801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된 4421원보다 31% 이상 오른 가격이다.

가장 대표적인 카네이션 품종으로 알려진 `혼합 대륜`은 1속에 지난해 7713원에서 올해 8522원으로 10% 이상 가격이 상승했으며 `혼합 스프레이`는 지난해 2607원에서 4940원으로 89% 올랐다.

이렇듯 카네이션 가격이 오른 이유에는 재배 면적 축소와 기후의 영향이 크다.

대전 노은동 화훼단지 관계자는 "국내 화훼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농가도 많이 없어졌다"며 "지난해 닥친 겨울한파와 올해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이 카네이션 수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카네이션 가격 상승이 농가 소득과 도매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해외 수입 물량이 급증한 데다 카네이션을 대신하는 대체제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aT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 통계에 따르면 카네이션 수입 금액은 2016년 255만 3000 달러에서 지난해 362만 달러로 106만 7000 달러가 증가했다. 올해는 기존 강세를 보이던 중국산을 제치고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이 국내 시장에 많이 유통됐다.

김경태 밀알화훼조경 대표는 "조화와 비누꽃 등 카네이션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면서 무작정 카네이션 판매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입산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카네이션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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