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은영(52)씨는 최근 장을 보러 마트를 방문했다가 채소코너에 쓰여 있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감자 4알이 들어있는 1봉지 가격이 7400원이었기 때문. 이마저도 할인된 가격이었는데, 계산을 해보니 감자 1알 당 가격은 1850원이었다.

박씨는 "감자는 반찬이나 국, 찌개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반찬재료인데, 가격이 이렇게 비싸니 지갑을 열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감자 가격이 유래 없이 폭등하고, 양파·마늘의 가격 폭락이 전망되면서 식탁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감자(100g)가격은 평년 395원이었지만, 이날 기준 784원으로 98.4%(389원)가 올랐다. 지난해 동기간 394원이었던 감자가격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지난 달 653원으로 오르더니 지난 달 26일 829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1년 새 2배 가량이 뛴 것이다.

대전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감자 1박스(20㎏) 당 평년 거래 가격은 4-5만 원선에 이르는데, 최근 거래가는 8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16만 원까지 치솟았다는 게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의 설명이다.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채소장사 30년 만에 감자가격이 이렇게 오른 적은 처음이다. 그나마 떨어진 게 이 정도"라며 "지난해부터 봄감자, 고랭지감자, 가을감자 등 작황부진이 이어졌던 데다 올초는 하우스감자도 냉해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폭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자를 음식재료로 사용하는 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전에서 닭볶음탕을 주 메뉴로 판매하는 한 식당은 최근 부쩍 오른 감자가격 때문에 부담이 크다. 자칫 가격이 오른 탓에 감자를 적게 넣었다가 손님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전의 한 닭볶음탕 식당 업주는 "닭볶음탕 한 접시에 들어가는 닭과 감자 가격을 비교해보면 닭이 4, 감자가 6"이라며 "부쩍 오른 감자가격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격"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파와 마늘은 가격 폭락이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파와 마늘 재배면적이 평년대비 각각 23%, 13%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중·만생종 양파, 마늘이 본격 출하되는 6월 이후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방안으로 주산지협의회 활성화 등 재배면적을 적정 수준으로 사전조절하는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감자의 경우 농협 등 시설감자의 조기·적기 출하를 추진하고 국내 공급부족분을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을 추진했으며 곧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양파, 마늘은 사전 재배면적 조절 매뉴얼을 마련해 재배면적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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