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읽기]

◇죽도록 일하는 사회(모리오카 고지 지음·김경원 옮김)=한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하며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소득은 늘어났고, 경제 규모도 커졌다. 뛰어난 IT 기술력이 편리한 생활환경을 선사하고, 각종 상품과 서비스가 이를 뒷받침한다. 예측이 어긋난 것은 다음 부분이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더 오래 일하고 있다. 노동을 덜어주리라 예상했던 온갖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그 기대는 보기 좋게 어긋났다. 지식여행에서 출간된 이책은 이렇듯 아이러니하게도 `과노동의 시대`로 전락하고 만 세계의 흐름을 되짚으며 현 사회에 만연한 노동문제, 특히 `장시간 과노동` 문제를 파헤친다. 지식여행·256쪽·1만5000원

◇밥 먹여주는 인문학(이호건 지음)=유명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통해 오늘날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문학 안내서다. 저자는 인문학이 결코 멀고 높은 곳에 있는 고상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소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살아가듯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매 글마다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풍부한 사례를 들어 인문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썼다. 철학자나 문인들이 쓴 원문에 충실하기보다는, 엄친아, 혼밥혼술 등 최근 유행하는 용어의 배경으로 현대인의 심리 문제를 포착하는 등 현재의 삶과 현실 적용성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음식에 비하면 원재료를 그대로 먹는 `생식`이 아닌,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퓨전식` 요리에 가깝다. 아템포·268쪽·1만4500원

◇고흐, 공자를 보다(박정수 지음)=인문학의 중요성이 강화되는 시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미술 감상책이 나왔다. 미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일반교양이 있는 도서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다가 설 수 있는 교양서적이다. 읽다가 보면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강의와 같은 입장에 몰입하게 되고 읽은 후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소소한 글들이 많다. 작품설명에 앞서 서양 철학자들의 입을 빌거나 동양의 사상가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미학이나 예술학관련 미술 감상 관련 책은 많으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부족한 이때 동양미학과 서양미학을 넘나들며 어렵지 않게 미술작품을 이야기 한다. 바움디자인·286쪽·1만8000원

◇요코 씨의 "말"(사노 요코 지음·기타무라 유카 그림·김수현 옮김)=베스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저자 사노 요코. 요코 씨가 생전에 발표했던 작품 중 큰 공감을 주었던 글을 엄선해 재구성한 시리즈다. 201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요코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어 방송과 책 모두 화제가 됐다. 가식 없이 솔직했던 그녀의 담백한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글도 포함된 이 책은 사노 요코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경험이 될 것이고, 그녀를 몰랐던 사람이라면 엄선된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매력이 무엇이었는지를 한눈에 볼 계기를 준다. 민음사·180쪽·2만8000원

◇농촌은 사라지지 않는다(오다기리 도쿠미 지음, 김영근 감수, 부혜진·정유경 옮김)=2014년 `마스다 보고서`에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등장해 일본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이 보고서는 2040년 20-39세의 여성 인구를 추산해 현재보다 인구가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정촌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우리나라도 2016년 우리나라의 지자체 소멸 위험도를 조사했는데, 전국 84개 시군구과 1383개의 읍면동이 향후 30년 내에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아직 절망하기는 이르다. 이 책은 `마스다 보고서`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또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울엠플러스·238쪽·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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