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40대 중반 환자가 10여 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라식 수술을 받고 최근 시력이 떨어졌다며 내원한 적이 있다. 0.3 정도의 시력으로 수술 후 재발한 근시 및 난시가 시력저하의 원인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수술 후 회복되는 과정 중에 각막 형태가 변화되는 퇴행현상이거나 수술과 무관하게 안구의 길이가 성장해 나타나는 정상적인 근시진행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이고 수술부위의 조직변화에 따른 퇴행현상이 원인 중 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때 안경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우선 약물치료다. 스테로이드점안제를 투여하면 레이저를 조사한 각막조직의 재생으로 유발된 근시퇴행을 일정부분 복구시킬 수 있다. 물론 약물에 대한 반응은 조직상태에 따라 다른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수술 전 근시가 심해서 각막절삭량이 많을수록, 수술 후 경과한 시간이 짧을수록 효과가 좋다. 효과가 있을 경우 약물사용은 대개 1달 반에서 2달 정도 사용한다.

또 남아 있는 각막 두께와 각막 형태가 괜찮다면 보강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보강수술의 방법은 라식 수술과 라섹 수술 모두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 후 잔여각막두께나 각막표면상태, 수술 후 경과 기간 등을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이외 다른 방법은 렌즈 사용이다. 일반 소프트렌즈를 제외하고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드림렌즈다.

드림렌즈는 각막의 중심을 눌러 근시성 굴절 이상을 교정해주는 특수렌즈다. 일반적으로 근시진행이 빠르거나 활동량이 많아 안경의 착용이 불편해 하는 성장기 아동에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착용 후에는 근시진행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근시진행이 염려될 경우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렌즈명칭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밤에 자기 전에 렌즈를 착용 후 일어나면, 렌즈가 각막을 변형시켜 일정시간동안 근시 교정 상태가 유지된다. 물론 착용을 중단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수술과는 다른 부분이다.

렌즈 착용이 적합한 지는 우선 굴절검사를 통해 근시나 난시 정도를 확인하고 각막지형도 검사에서 각막 형태의 이상이 없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며칠 동안 시험 기간을 갖기도 한다. 대개 4 디옵터 이내 중등도 근시에서 효과적이나 최근에는 렌즈의 개발로 6 디옵터 내외의 고도근시에서도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근시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수록 효과가 빠르고 좋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근시가 진행되기 전 안경을 처음 착용해야 하는 시기에서도 착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난시가 심하거나 원시가 있어 교정시력이 정상이 아닌 약시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적합하지 않다. 어디까지나 안경의 도움으로 정상시력을 볼 수 있어야 렌즈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 안승일 맑은눈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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