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남북한 표준시 통일 착수…구두 합의도 신속이행 판문점 선언 실천

대북 확성기 (CG) [연합뉴스TV 제공]
대북 확성기 (CG) [연합뉴스TV 제공]
남북이 `2018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지 3일 만인 30일 일제히 후속 조치에 돌입했다. 국방부는 첫 후속조치로 5월 1일부터 대북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철거작업에 들어가며, 북한은 5월 5일부터 남북한 표준시를 통일한다.

국방부는 30일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정상회담을 거쳐 서명한 공동선언문에서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이번 조치는 북측과 실무협의 없이 선제적으로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사적 신뢰 구축의 초보적 단계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남측이 확성기 중단 때 북측도 호응했던 것처럼 (남측의 확성기 철거이후 북측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부분이 우리의 선제적 조치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23일 0시를 기해 남측이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하자 북측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었다. 대북 확성기방송은 과거에도 남북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지만, 남북간 합의 없이 우리 측이 선제적으로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철거 일시와 대상,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설명했으며, 철거과정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도 같은 날 남북 정상이 구두로 약속했던 남북한 표준시 통일을 이행하는 조치를 취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이날 `정령`을 통해 현재 표준시인 평양시간을 서울과 맞출 것이라며 내달 5일부터 적용한다고 공표한 것이다.

북한 중앙통신도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북과 남이 하나로 된다는 것은 그 어떤 추상적 의미가 아니라 바로 이렇게 서로 다르고 갈라져 있는 것을 하나로 합치고, 서로 맞추어나가는 과장이라고 하시면서 민족의 화해·단합의 첫 실행조치로 현재 조선반도에 존재하는 두 개의 시간을 통일하는 것부터 해 나가실 결심을 피력하시었다"고 소개했다.

이는 남북 정상간 회동에서 나온 구두 합의를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남북간 구두 합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전 세계에 공언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이행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남북한의 표준시간을 통일하는 조치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발표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국가운영 시스템과 절차를 통해 처리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법적·제도적 절차를 중시하는 정상국가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8 남북정상회담`에 김 위원장과 함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함께 나온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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