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김 국무위원장이 북쪽 판문각 앞에 모습을 보이자, 자유의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쪽으로 이동을 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와 T3 사이로 걸어서 내려왔고,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눴다. 잡은 손을 놓지않은 채 한참동안 담소를 나눴고, 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 안내에 따라 군사분계선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두 정상은 우선 북쪽 판문각과 남쪽 자유의집을 바라보고 두 차례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북측으로 넘어가자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여 두 정상이 함께 군사분계선 북쪽을 넘어갔다 돌아온 것이다. 이는 청와대 관계자의 사전 브리핑에도 없었던 장면이다.

두 정상이 판문점 남쪽 지역 차도로 이동하자 남녀 화동 2명이 김 국무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화동은 민통선 아래에 있는 대성동 대성초 5학년 학생들이다. 어린이 2명이 화동으로 나선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의미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방한한 여러 정상들에게도 어린이들이 환영했었다. 두 정상은 화동 2명과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전통 의장대 중간에 서서 자유의집 우회도로를 걸어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환영식장까지 130m를 걸어서 이동했다 두 정상 선두에는 전통 악대가 서고 뒷 쪽에는 호위 기수가 따른다. 정상의 양쪽으로는 호위무사가 함께 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장방형 모양을 이뤘다. 이는 두 정상이 우리 전통 가마 탄 모양을 형상화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수행원들은 자유의집 내부를 통과해 환영식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은 오전 9시 35분쯤 사열대 입장 통로 양 옆으로 도열해 있던 전통 기수단을 통과해 사열대에 올랐다. 의장 대장의 열 준비 끝 구호에 맞춰 단상 아래로 내려간 정상들은 의장대를 사열했다. 의장대는 단상에서 바라볼 때 왼쪽부터 군악대, 3군 의장대, 전통 의장대, 전통악대 순으로 배치됐다.

문 대통령은 사열대 끝에서 김 국무위원장에게 우리 측 수행원을 소개했고, 이어 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측 수행원을 소개했다.

두 정상은 걸어서 평화의집으로 이동했으며,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1층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했다. 이 그림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양 정상은 9시 44분쯤 환영행사를 마치고 접견실로 이동, 사전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회담에 들어갔다.

판문점=공동췯대단·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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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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