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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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29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28분쯤 판문점 북측인 판문각 문이 열리자 인민복 차림이 김 위원장과 공식수행원들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자유의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쪽으로 이동을 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와 T3 사이로 걸어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환하게 웃으면서 10여 초동안 담소를 나누는 동안 양 정상은 손을 놓지 않았고, 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 안내에 따라 군사분계선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두 정상은 우선 북쪽 판문각과 남쪽 자유의집을 바라보고 두 차례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북측으로 넘어가자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여 두 정상이 함께 군사분계선 북쪽을 넘어갔다 돌아온 것이다. 이는 청와대 관계자의 사전 브리핑에도 없었던 장면이다.

두 정상이 판문점 남쪽 지역 차도로 이동하자 남녀 화동 2명이 김 국무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꽃다발을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건넸고, 김 제1부부장은 재빨리 꽃다발을 가져갔다. 화동은 민통선 아래에 있는 대성동 대성초 5학년 학생들이다. 어린이 2명이 화동으로 나선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의미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방한한 여러 정상들에게도 어린이들이 환영했었다. 두 정상은 화동 2명과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전통 의장대 중간에 서서 자유의집 우회도로를 걸어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환영식장까지 130m를 걸어서 이동했다 두 정상 선두에는 전통 악대가 서고 뒷 쪽에는 호위 기수가 따른다. 정상의 양쪽으로는 호위무사가 함께 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장방형 모양을 이뤘다. 이는 두 정상이 우리 전통 가마 탄 모양을 형상화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수행원들은 자유의집 내부를 통과해 환영식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은 오전 9시 35분쯤 사열대 입장 통로 양 옆으로 도열해 있던 전통 기수단을 통과해 사열대에 올랐다. 의장 대장의 열 준비 끝 구호에 맞춰 단상 아래로 내려간 정상들은 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은 거수 경례를 했고, 김 위원장은 가만히 양손을 떨어뜨린 채 사열을 받았다. 의장대는 단상에서 바라볼 때 왼쪽부터 군악대, 3군 의장대, 전통 의장대, 전통악대 순으로 배치됐다.

문 대통령은 사열대 끝에서 김 국무위원장에게 우리 측 수행원을 소개했고, 이어 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측 수행원을 소개했다. 9시 40분쯤 양 정상은 수행단과 함게 사진을 촬영했고, 걸어서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1층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두 정상은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했다. 이 그림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림을 보며 짧은 대화와 함께 환하고 웃던 양 정상은 오전 9시 44분 사전환담장으로 이동했다. 정상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잠시 북측을 넘어갔다 온 것과 의장대 사열 후 수행원들과 기념촬영한 것은 당초 계획에 없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판문점=공동취대단·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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