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팔도유람] 한신협 공동기획-사계절 가족여행 제격 '부안 마실길'

마실길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마실길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개나리, 벚꽃, 진달래….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더니 어느덧 초여름 더위가 성큼 다가온다.

삶의 여유를 찾아 길 떠나기 좋은 날. 여행하면 생각나는 곳이 많지만,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지라면 `힐링이 가득한 축복의 땅` 부안 마실길을 추천한다.

부안 마실길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자연의 속살과 향기 가득한 자연의 냄새, 자연의 소리가 있다. 신발을 벗어 던진 가족들이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모래 위로 사푼사푼 발을 뗀다. 밀려드는 바닷물을 느끼고 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찾는다.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은 바다와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특별한 준비물은 필요 없다. 봄날에 어울리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부안의 자연을 담아낼 넉넉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부안 마실길은 전북도가 전라도 정도 1000년인 2018년을 맞아 이미 지역 내 조성된 길 가운데 `걷기 좋고, 전북의 생태·역사·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선정한 `전북 1000리길`에도 4개 코스가 포함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부안 마실길 그중에서도 백미인 3코스 적벽강 노을길(성천-격포해수욕장-격포항. 7㎞)과 6코스 쌍계재 아홉구비길(모항해수욕장-왕포, 11㎞)를 소개한다.

△자연경관 우수·서해 절경 `적벽강 노을길`

적벽강 노을길은 부안 고사포해수욕장에서 하섬전망대와 적벽강·수성당·채석강·격포항으로 이어지는 총 9㎞(3시간 소요) 코스이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구역으로 자연경관이 우수하고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서해의 절경을 볼 수 있다. 특히 지질자원이 우수한 채석강과 적벽강은 지난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기도 했다.

부안을 대표하는 채석강은 닭이봉 아랫도리를 감아 도는 모양의 해안 단층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식단애(海蝕斷崖)가 장관을 이룬다. 변산반도에서 서해 쪽으로 가장 많이 돌출된 지역으로 강한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형성된 주변 경관과 해안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썰물 때면 파도가 오랜 세월 동안 만든 채석강의 너른 갯바위를 거닐며 파도가 빚은 자연 동굴을 구경할 수 있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면서 강물에 뜬 달 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채석강과 그 생김새가 흡사하다고 해 붙여졌다. 빼어난 경관 때문에 사진 촬영이나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다.

채석강에서 해수욕장 건너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붉은 암벽으로 이뤄진 적벽강이 있다. 적벽강 역시 중국의 문장가 소동파가 술과 달을 벗하던 적벽강과 흡사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관광명소인 만큼 격포 해수욕장과 채석강은 여름철 피서는 물론 사계절 일몰 명소로 이름이 높다. 특히 채석강 해식동굴 일몰과 격포항 등대에서 맞는 일몰은 장관이다. 인근에는 서해의 일몰이 뛰어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월명암 낙조대가 있다.

적벽강 노을길은 계절별로 유채와 코스모스·꽃무릇·데이지 등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전해주며, 하섬은 한 달에 여섯 차례 바닷길이 열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사적 제541호로 지정된 부안 죽막동 유적(수성당)과 분단국가의 아픔을 담고 있는 군부대 경비 초소·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계절마다 색다른 볼거리 `쌍계재 아홉구비길`

쌍계재 아홉구비길은 모항갯벌체험장에서 쌍계재, 마동방조제, 왕포로 이어지는 총 7km(2시간 30분 소요) 코스다.

쌍계재 아홉구비길 역시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서해 절경을 품을 수 있으며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돼 모항해수욕장이 위치해 있어 지질자원이 우수하다.

꽃무릇과 시누대 터널길 등 계절마다 색다른 볼거리가 있고, 해안 초소길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흙길도 이색적이다.

특히 모항은 중국 산둥반도와 지근지처로 옛 중국과 교역했던 포구로 알려져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122호인 호랑가시나무 군락이 인근에 있다.

쌍계재 아홉구비길 주변에는 모항해수욕장과 모항갯벌체험장, 호랑가시나무군락, 휘목미술관, 솔섬, 국립변산자연휴양림, 내소사, 곰소염전, 부안누에타운, 청소년수련원, 청림천문대 등이 있어 다양한 체험 및 교육활동이 가능하다.

한신협 전북일보=양병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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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이 장관이라는 채석강 해식동굴.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일몰이 장관이라는 채석강 해식동굴.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부안 채석강.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식단애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부안 채석강.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식단애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부안 적벽강으로 이어지는 마실길 3코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서해 파도와 바람을 즐기며 걷고 있다.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부안 적벽강으로 이어지는 마실길 3코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서해 파도와 바람을 즐기며 걷고 있다. 사진=전북 부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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