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야 오지마라" 내달 서원대 숲 간벌, 남선공원 일대 백로 1000여 마리로 늘자 대전 서구 결국, 청주남중 개학 미루고 `백로 대책` 골머리, `남선공원 백로떼` 묘수 못 찾는 대전 서구.

최근 몇 년간 대전일보에 대전, 청주 등 충청권에서 발생한 도심지내 백로들의 집단 번식 문제에 관한 기사의 머리말이다.

대전시내의 백로들의 진단번식 문제는 2000년대 초 카이스트내에서 번식하던 백로들의 집단 번식지내에 고사한 나무를 쏙아베기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카이스트내 번식지는 인공적으로 심은 관목이지만 큰 나무들로 둘러싸여 분지와 같이 바람을 막아주고 햇빛이 잘 들고 또한 대학교의 정원이라 천적과 같은 동물이 없어 매우 안정적인 번식지였다.

2-300마리로 시작한 백로들의 번식규모가 1000여 마리로 급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조경수로 심은 작은 관목들은 산성 성분이 높은 백로들의 변에 의해 고사되어 급기야 카이스트 측에서 쏙아베기를 했다. 2013년 봄에 번식을 위해 도착한 백로들이 고사한 나무들을 쏙아 낸 번식지에서 불안감을 느껴 유성구 궁동 충남대학교 근처의 주택가 주변으로 옮기면서 지금과 같은 문제는 발생됐다. 백로들의 번식지 인근에 주민들은 배설물로 인한 악취와, 깃털날림현상, 소음 등의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유성구청은 주민들의 집단 민원 때문에 여러 차례 전문가들과 자문을 거쳐 주택가 주변에 번식할 수 있는 나무들의 가지를 제거 하면서 백로들이 서구 남선공원으로 이동했다. 남선공원에서도 동일한 민원들이 발생하면서 백로들의 떠돌이 신세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남선공원에서 쫓겨난 백로들은 소규모의 무리로 흩어져서 내동중학교, 선화초등학교 교정의 나무 위에서 번식하거나 멀리 청주 남중에서 번식을 하기도 했고 심지어 청주 남중은 개학을 미루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백로류들은 쇠백로, 황로, 중대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등 여러 종류가 한 곳에서 집단으로 번식하는데 백로류의 특성상 둥지를 견고하게 짓지를 않아서 바람이 없고 햇볕이 잘 들고 천적이 없는 마을 주변에 번식지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대전의 도심지 공원 숲은 인공적으로 조성했지만 야생동식물이 함께 사는 자연 숲과 같은 역할을 했고 도심지내 아파트는 바람과 천적들을 막아 주어 백로류 입장에서는 매우 안정적인 번식지이다.

특히 대전시 3대 하천의 생태적 안정성은 백로들에게 가까운 거리내에서 쉽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백로들이 마을 주변에 집단 번식하면 마을 사람들이 길조라고 해서 반기는 새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 숲이 울창해지고 하천 또한 환경이 개선되면서 점차적으로 도심지 근처에서 번식하는 백로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백로들의 집단번식이 사회문제가 되어 유해조수로 지정해 사냥을 통해 개체수를 조절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 백로와 대전시민들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사실 해법은 쉽지 않다. 대전시와 청주시 모두 백로들의 번식기가 마치는 10월이 되면 백로들이 번식하는 나무의 가지를 제거하거나 벌목 등으로 문제를 해결 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 대전시에서 발생하는 문제처럼 단순한 벌목은 해결점이 아니다. 또 대전시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만 야기해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최근 대전시에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지역에 백로류들의 대체번식지를 지정해 유인하는 연구를 시작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백로들의 유인사업은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사업이다. 긴 시간을 가지고 연구하고 검토한다면 가장 좋은 대안으로 보인다. 백로들의 실시간 위치추적을 통해 행동권을 분석해 최적의 장소를 선택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전시와 전문가, 시민들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백로들과 공존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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