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기성동

박문규 대전 서구 기성동장이 농약 빈병 등 수거 체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문 기자
박문규 대전 서구 기성동장이 농약 빈병 등 수거 체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문 기자
농약 빈병 등 폐기물을 수거 후 매각해 발생한 수익금을 주민복지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지역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 서구 기성동은 지난해 7월부터 주민센터와 통장협의회 간 농약병 등 상시수거를 위한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사용한 농약 빈병이나 농약 봉투를 각 통장이 수거한 뒤 동 주민센터에서 보관하다가 한국환경공단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기성동이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게 된 이유는 민·관이 함께 `쾌적한 동네`를 만들어 보자는 데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박문규 기성동장은 "그동안 기성동에는 쓰레기 불법 투기 행위가 만연해 대로변, 주택가 등을 불문하고 전 지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게다가 농업을 위주로 하는 지역 특성상 농약 빈병 등 폐기물이 많이 배출되지만 수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성동이 그동안 수거한 농약 빈병을 지난해 11월과 지난달까지 두 차례 매각해 얻은 수익은 100여만 원에 이른다.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수익금은 기초생활 수급자 생활지원금이나 노인잔치 지원 등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쓰일 예정이다. 또 수익금 중 일부는 지역 내 쓰레기 불법 투기를 막는 시설 조성에도 사용됐다.

박 동장은 "우리 지역에 위치한 장안 저수지에는 상습 쓰레기 불법 투기 지역이 있는데, 여기에 쓰레기 배출 장소를 만들었다"며 "그동안 대부분의 쓰레기를 매립했지만 이제는 재활용의 비율을 늘리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깨끗한 동네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출발한 기성동의 민·관 협력은 자체적인 수익 창출 외에도 주민의 화합이라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박 동장은 "적극적인 수거활동을 펼치다 보니 20여 년만에 도로에 쓰레기가 없어졌다고 좋아하는 주민들도 있다"며 "환경 오염 방지 효과는 물론 주민들이 직접 수거 활동을 하는 과정을 통해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 되고 있는다는 느낌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농약 빈병을 위주로 수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폐 비닐까지 수거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수익이 조금 더 늘어난다면 환경 보호와 함께 마을공동체 수익사업로 자리매김 하기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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