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장이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밥 중심의 전통적인 식단보다는 빵이나 면 위주의 서구화 된 식습관 증가와 함께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당뇨 환자 중에서도 비만을 동반한 경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때문에 당뇨병이 비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 또한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혈당조절은 약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 적절한 체중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체중과 당뇨가 관련이 있다?=1980-1990년대에는 비만하지 않은 당뇨 환자 비율이 63.5% 이상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50%대로 감소, 비만인 당뇨 환자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중에서 과체중 혹은 비만을 보인 비율은 77.3%였고 인슐린 저항성을 보인 환자는 59.5%를 차지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 분비가 정상임에도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인데, 비만이 직접적인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인슐린 기능 장애를 보상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는 고인슐린혈증이 나타난다. 인슐린 기능 장애와 고인슐린혈증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면 당뇨병이 생기지 않고 유지가 되지만 인슐린 분비가 서서히 감소하게 되면 이런 균형이 깨지면서 혈당이 올라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장애 모두 당뇨병 발생에 관여를 하는 것이며, 인슐린 분비 장애가 얼마나 빨리 오는지에 따라서 당뇨병 발생시기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마른 당뇨병 환자가 많다?=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슐린은 췌장에 있는 베타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밀어 넣어서 에너지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체구가 작기 때문에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의 부피도 상대적으로 작아 인슐린 분비가 더 적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을 당뇨병의 주된 원인으로 보는 서양과 달리 한국에서는 인슐린 분비 감소가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란 보고도 있다. 때문에 단순히 비만하지 않은 당뇨병을 지칭하는 `마른 당뇨병`이라는 말이 나오게 됐지만 당뇨병의 정식 분류에 해당되지 않으며, 적절한 용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운동은 식사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혈당과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며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고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 공복 상태로 운동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식후에 해야 하며 보통 식후 1시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전 혈당을 쟀을 때 100㎎/㎗ 이하로 나오면 미리 약간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하며, 혈당이 250㎎/㎗이상으로 높게 나오면 운동이 혈당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피하고 어느 정도 혈당을 조절한 후 시작해야 한다.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중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혹은 높은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75분 이상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65세 이상인 경우 혹은 동반돼 있는 질환에 따라 적절하게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일주일에 3일은 운동해야 하며 이틀 연속 운동을 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높은 강도의 운동으로는 달리기, 에어로빅, 등산 등이 있고 중간 강도의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 배드민턴, 볼링 등이 있다. 운동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예방책으로 사탕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으며 되도록 운동 시간은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혈당관리, 무조건 소식해야 한다?= 혈당이 올라갈 것을 걱정해 적게 먹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무조건 조금 먹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활동하는데 필요한 적절한 열량에 맞춰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고, 되도록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싱겁게 먹는 것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며 당질이 많이 포함돼 있는 음료수나 요구르트, 설탕 등은 피해야 한다.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영양사 상담을 통해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보통 혈당은 서서히 증가하기 때문에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모른 채 혈당이 높은 상태로 계속 있다 보면 급성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나 고혈당성 고삼투압 상태가 올 수 있으며, 심하면 의식 혼수를 겪을 수 있다. 심한 갈증으로 물을 많이 먹거나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잘 먹는데도 오히려 체중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고혈당일 경우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평소 잘 체크해야 한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장이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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