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 자료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만성피로 자료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화창한 봄이 찾아왔지만 온몸이 찌뿌둥하고 잠을 자도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만성피로는 직장인의 75%가 경험할 만큼 흔하다. 대부분의 피로감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증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때에는 다른 원인질환이 있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만성피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만성피로란= 피로는 과도한 활동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한 상태를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피로는 주관적인 개념이 포함돼 지루함이나 권태감까지 포괄해 사용한다.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6개월 이상 피로감이 지속되면 만성피로로 분류할 수 있다. 만성피로를 느끼는 원인으로는 크게 신체질환, 정신질환,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로 나눌 수 있다.

◇만성피로의 원인= 만성 피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이다.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이나 일상 업무에서 어려운 점에 처해 있고 생활이 불규칙하며,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으면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과음이나 운동 부족 등이 겹치게 되면 피로감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경쟁적이거나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완벽함을 찾는다면 피로감은 더욱 심해진다.

또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신체 질환을 살펴보면 빈혈, 결핵, 만성 간 질환(만성 간염, 간경화 등),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신부전증, 심부전증, 암 등이 있다. 신체 질환에 의한 피로는 피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치료되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해진다. 또한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어 빈혈의 경우는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이 있고 간 질환에서는 소화 불량이나 심할 경우 황달이 동반되며, 당뇨병에서는 물을 많이 먹고 소변도 자주 보며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 등을 보이게 된다.

정신질환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로를 유발하는 정신 질환으로는 우울증과 불안증이 가장 흔하다. 우울증 환자는 기분이 우울하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며 정신 활동이 느려진다. 그 결과로 피로를 심하게 느끼게 되며 불면증이나 두통,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변비 등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불안증 환자는 일상생활에 대해 정도가 지나친 불안과 불필요한 걱정에 빠져 있다. 불안증 환자는 근육의 긴장과 심장의 박동이 항진되어 있고 두통, 불면증, 흉부 압박감 등 증상과 신체적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밖에 정신 질환에 의한 피로는 검사 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으면서 4개월 이상 지속되고, 아침에 더 심하고 활동 후 호전되며, 감정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 피로의 정도에 기복이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만성피로의 진단과 치료= 피로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정신 질환이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는 검사 상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피로하지 않다거나 피로의 원인을 못 찾았다는 것이 아니다. 피로의 원인이 정신 질환에 의한 것이거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면 환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피로가 계속되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런데도 적절한 치료 없이 그냥 지내게 되면 가족이나 직장,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만성피로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완치 될 때까지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적절한 활동과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몸과 정신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슬픔, 분노 좌절 등의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느껴지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친구나 친척들과 자주 대화를 갖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을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한다. 업무시간을 조절해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이 좋고, 술과 커피, 담배는 되도록 줄이거나 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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