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칼럼] 그림을 통한 내면의 치유
상처를 돌보는 간호사로 활동했던 나는 이제 직접적인 돌봄 활동을 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또 다른 치유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은 감정의 표출이나 인간의 내면세계를 구체화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활동으로 여러 가지 선이나 색채로 형상을 표현하고 감상하는 활동을 통해 인간의 폭 넓은 감정을 체험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따사로운 햇볕아래 피어나는 연둣빛 봄의 색깔, 초록의 여름, 무지갯빛 가을, 순백의 겨울 등 사계절마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숲과 물, 하늘 빛, 그 아래 피어나는 예쁜 색깔의 아름다운 꽃 등 우린 일상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색채에 감동하고 치유 받으며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다. 사물은 눈으로 볼 때가 가장 아름답지만 그 순간순간의 느낌과 감격을 오래 기억에 담아두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림의 힘은 아름다운 기억을 오랫동안 보존할 뿐 아니라 나를 깨우고, 진정시키고 치유하며 지금까지의 삶에 감사하게 하고 또 다른 새로운 꿈을 꾸게 한다는 것이다.
세 번의 개인전과 몇 차례의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작품 활동을 하는 동안 나의 그림을 통해 치유의 시간이 됐다는 몇 몇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또 다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 아픈 기억들을 지우고, 내가 인지하지 못한 나로 인해 아파하고 있을 누군가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내려놓음의 시간이 된다. 그림을 통한 또 다른 치유의 방법으로 나의 치유의 숲과 정원에서 누군가가 쉼을 얻고, 치유되어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길 희망하며 오늘도 캔버스 앞에 앉아본다. 이혜옥 건양대병원 간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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