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과학·정보통신의 날 행사가 대전에서 처음 열렸다. 그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기반으로 국가 과학기술의 중심지로 성장해온 대전이 다시 과학도시로서 명실상부한 위상을 갖추게 된 상징적인 일이다.

과학의 날(21일)과 정보통신의 날(22일)을 앞둔 지난 20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오늘은 처음으로 서울이 아닌 곳, 그것도 과학기술의 새로운 중심인 대전에서 여러분을 모신다. 그 의미를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전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드러나는 발언이다. 2013년 과학의날과 정보통신의날이 통합 기념식으로 열린 이후 대전에서 이 행사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정부는 올해 R&D예산을 사상 최대인 19조 7000억 원으로 늘렸다. R&D예산이 SOC예산보다 많아진 첫 해이기도 하다. 이는 개발도상국에서 지식산업 선진국으로 전환을 시사한다.

여기에 R&D예산의 총괄조정과 R&D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획재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관해 힘을 실어줬다. 2040년까지 달성할 목표를 담은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 실현에 국정 역량을 쏟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과학기술 경쟁력과 관련, 대덕특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요람 KIST의 초대 소장 연구실은 병원에서 내준 쪽방이었고 연구장비는 청계천 만물상에서 끌어 모은 군수품 폐자재를 재조립한 것들이었지만 이미 한국은 세계에서 ICT 발전지수 2위, 과학기술 경쟁력 6위로 뛰어올랐다"며 "기초연구에 더 투자하겠다. 설립 6년 만에 새 터전을 마련해서 오늘 본원을 연 기초과학연구원(IBS)이 국내 기초연구의 본산이자,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유공자`들이 정부가 수여하는 지정서를 받아 의미를 더했다. 과학기술 유공자 제도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뛰어난 공헌을 한 과학기술인들을 독립유공자나 참전유공자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예우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휘소 박사 등 32명이 지난해 처음 선정됐다. 우리나라 첨단 재료공학의 토대를 세운 1세대 재료공학자인 윤덕용 KAIST 명예교수 등 8명이 이날 기념식에 참석, 지정서를 친수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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