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국당 양당 후보 2명이 사실상 확정 상태인 대전시장 선거전 양상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양당 후보 인물 측면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민주당은 재선 구청장 출신 허태정 후보가 출전하고 이에 맞서 한국당에서는 민선 4기 시장을 지낸 박성효 후보가 등판해 일전을 치른다. 곧 다른 정당 후보들도 가세하지만 1위 골인 확률은 두고봐야 한다. 대체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두 후보 중심의 표 결집 현상이 두드러질 공산이 크다.

둘 중에서 승패가 갈린다는 전제 아래 대전시장 선거는 지역 정치 지형에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광역단체장 1석에 대한 쟁탈전 성격을 뛰어 넘을 것으로 봐야 하고 이런 이유로 후보들 얼굴을 앞세운 보수·진보 진영간 총력전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후보에 대한 인물론에다 정책 밀도와 추진력 등을 고려해 선택한다면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선호 후보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대전시장 선거 결과는 이를테면 후보는 물론 지는 쪽의 경우 지역 정치질서에서 힘이 빠지게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차기 시장 임기내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현역 정치인들 부담이 가중될 게 자명한데 이를테면 각 선거구별로 상대 진영 후보 특성을 감안한 표적 공천을 해버리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다. 게다가 그때 쯤 각당의 강력한 대권 주자가 부상하게 돼 있고 미래권력에 가까이 있는 이들의 지원사격이 더해지는 상황까지 상정해 볼 때 이번 대전시장 선거전이 일대 혈투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배경을 알 수 있다.

주요 정당을 대리해 각 후보들이 대전시장 선거전을 치르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이렇게 미래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둘러싼 함수관계가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탓에 다른 어느 지역 못지 않게 피 말리는 명승부가 기대되는 부분이 있으며 여기에 그 이후 도래할 수도 있는 지역 정치질서도 머릿속으로 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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