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둥지를 떠나 독립을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에겐 모든 것이 새롭다. 취업의 꿈을 이루고 내 일을 찾으면서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하지만 당장의(衣)·식(食)·주(住)를 해결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부모님이 챙겨주던 옷과 빨래부터 밥까지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의(衣)와 식(食)은 사정이 낫다. 각종 가전제품을 잘 활용하면 빨래나 청소는 어렵지 않고, 편의점이나 마트에는 1인 가구를 위한 상품이 다채롭다. 하지만 주거 문제는 어렵기만 하다. 가까스로 월세를 구했다고 해도 매달 월급에서 수십만 원씩 빠져나가는 월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돈을 버는 건지 월세를 버는 건지 막막하기만 한다. 월세를 내고 나면 이달도 월급이 통장에 스친다는 말이 뼈속 깊이 와 닿는다. 달팽이도 자기 집이 있다는데 `내 집`은 어디에 있나 서럽기만 하다. 그런 사회초년생들에게 전셋집 구하기는 꿈이자 목표다. 그러나 수천만 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전셋집을 구하는 건 사회초년생으로서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포기만 할 수 없다. 전세자금 대출 등 월세 탈출을 위한 해법들이 사회초년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상담 한번 받아본 적 없는 사회초년생들에게 은행에서 큰돈을 빌린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전세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각 은행마다 다양한 전세대출 상품이 있지만 사회초년생들이 신청하는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바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이다.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주택도시 기금의 주택 전세자금 대출 상품으로 시중에서 가장 낮은 대출금리를 자랑한다. 연 소득과 대출 보증금에 따라 최소 연 2.3%에서 최대 2.9%까지다. 대출 금리가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도 최대 3% 안 되는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합산 소득이 연 2000만 원 이하일 경우 임차보증금이 5000만 원 이하면 연 2.3% 금리를 적용받으며 1억 원이 넘는 임차보증금에도 6000만 원 이하의 소득이면 2.9%로 대출이 가능하다. 예컨대 연봉 2400만 원의 사회초년생이 5000만 원의 전세 대출을 받는다면 2.5%의 금리가 적용돼 1년에 125만 원의 이자만 부담하면 된다. 이는 한 달 기준 10만 5000원으로 30만 원이상 지출되는 월세에 비해 저렴하다. 대출한도는 임차보증금의 70% 이내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우 최대 1억 2000만 원, 대전을 포함한 그 외 지역은 최대 8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낮은 금리를 자랑하는 만큼 조건은 까다롭지만 사회초년생들은 도전할 만하다. 우선 대출 신청일 현재 만 19세 이상으로 세대주 혹은 세대주로 인정돼야 하며 연 소득이 5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여야 한다. 대출이 가능한 주택도 임차 주거전용면적 85㎡이하인 주택이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처럼 보이지만 한 달 수입이 400여만 원이 되지 않는 월세 살이 무주택자 사회초년생들은 대부분 신청이 가능한 것이다. 85㎡ 면적도 기존 원룸이나 투룸에 거주하는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다. 버팀목 대출 기간은 2년씩 4회 연장 가능해 최장 10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어 대출 후 사정이 생겨 만기일을 채우지 않고 상환해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대출 상환방식은 대출기간 동안 이자만 내고 만기에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는 만기 일시상환과 대출기간 중 원리금 10%를 나누어 갚고 남은 잔여 원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혼합상 환방 식이 있다. 시중은행 중 버팀목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농협, 신한은행이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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