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날 특집] 분절된 세계 벽 허물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학의 달인 4월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적응할지 조언을 부탁했고 슈바프 회장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높고 잘 적응하고 있다. 내년 포럼에서는 한국이 화두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경제, 정치, 국제기구, 학계, 시민단체 리더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미래를 설계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매년 큰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1월 열린 올해 포럼의 주제는 `분절된 세계 속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다. 정치적, 경제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분열과 소외 양상을 작은 이해 관계를 넘어 인류 전체의 운명에 기반한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화합이지만 이를 이룰 수 있는 수단은 기술의 융합이다.

과학기술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의 특이점이다.

산업혁명은 기술 혁신이 만들어내는 전 지구적 변화를 말한다. 1차 산업혁명은 19세기초 일어났다. 칙-폭 하는 증기음은 소나 말, 물레방아로 노동을 대신하던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 최초의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이후 수십만 년이 지난 후다. 그러나 2차 산업혁명까지는 50년이 채 걸리지 않았고 3차 산업혁명은 1960년대 시작됐다. 이제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한다.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급진적 변화가 200년만에 4번이나 일어난 셈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기술 혁신이 나타나는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1876년 발명된 유선 전화기 보급률은 10%에서 90%로 도달하는데 73년이 걸렸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는 데 걸린 시간은 14년에 불과하다. 1990년대에 상용화된 인터넷은 20년만에 전 세계를 연결했다. 마치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으로 다가서는 이가 외부 세계 시계를 바라볼 때처럼 숨가쁘게 돌아간다. 현대인들은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른 사회 변화에 뒤쳐질까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지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알 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든든한 여행 가이드가 있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안내자였던 대덕특구는 이제 기술과 기술, 기술과 인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기술의 융합에서 인류의 화합까지, 내년 다보스포럼이 한국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출연연들의 눈부신 연출을 기대해본다. 이용민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