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날 특집] 한의학연구원

연구실 모습.
연구실 모습.
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고자 1994년 설립됐다. 출연연 중 가장 작은 규모였으나 개방형 혁신,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구축, 글로벌 리더십 등 혁신 성장의 역량을 갖추고 설립 초기보다 10배 이상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내·외부에서 이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형 연구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향후 연구원의 성장과 발전 방향에 대해 기대도 크다. 지난 1월에는 창립 이래 최초의 내부 출신 원장으로 제9대 김종열 원장이 취임하며 연구·경영조직을 재정비하고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세계화를 위한 미래전략을 수립 중에 있다.

지난 2월 90만자에 달하는 동의보감 전체 콘텐츠를 원문, 국역, 영역 콘텐츠로 수록한 `내손안에 동의보감` 앱을 개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하거나 게놈기술과 빅데이터를 산업화하기 위해 울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행보다.

한의학연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진단, 침구, 한약, 문헌·지식정보 등 한의학 전반에 걸친 연구를 수행하며 그동안 한의 기초이론을 바탕으로 현대과학기술과 융합해 의학계와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들을 창출해 왔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공동연구로 뇌영상기술을 접목한 임상연구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에 침 치료가 효과 있음을 증명해 신경학 권위지 BRAIN에 게재했다. 또 임상학습·기억력 등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십전대보탕 발효 물질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근 한의학을 포함한 의료계에는 주목받고 있는 몇 가지 화두가 있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이다. 양자는 언뜻 관계가 없어보일 수도 있지만 한의학연구원은 가장 치열하게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공간 중 하나다. 지난해말 대전 한국한의학연구원 제마홀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세미나가 열렸다. 연구원 미병연구단에서 수행하는 `빅데이터 기반 한의 예방 치료 원천기술 개발`의 연구 내용을 소개하고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빅데이터, 초연결 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은 모든 분야에서 그러하듯 의료서비스 환경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의학의 미래상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의사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보고 있다. 한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또 하나의 화두는 `예방중심 의료`이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현대의학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만성·난치성 질환의 유병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한의학연은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삶의 질을 높이는 한의약 R&D를 추구한다. 그동안 구축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한의약 R&D를 위한 인프라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앞으로 실험실 중심에서 한의의료현장 그리고 한방산업 중심으로 성과의 방향을 전환하고 만성 질환의 한·양방 병용 치료와 예방 분야에서 한국 고유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R&D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미래 신산업 창출이다. 한의약과 AI 기술의 융합으로 한국형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 등 예방 중심의 신의료 시장 창출에 힘을 쏟는다. 국내 기술 중심의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전략과 함께 중국을 비롯한 각국과 공생발전 전략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의학은 현재까지 널리 쓰이는 과거의 유산이자 맞춤예방중심 미래의학의 문을 여는 고리다. 한의학 연구개발의 국가대표로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용민 기자

※ 이 기사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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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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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연구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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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전경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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