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명쾌한 진화론 수업

진화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생물이 멸종하고 새로운 종이 출현하고 있다. 지난 38억 년에 걸친 생물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 그리고 지금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명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예측하는 일은 중요하다. 생물 간의 상호작용과 생물과 환경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알아야 모두가 공존하는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생물과 생명을 이해하는 개인들이 모여야 하나의 사회적 합의가 생겨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여전히 진화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토록 중요한 진화론을 독자들에게 재미있고 명료하게 설명하기 위해 유쾌한 두 아저씨가 만났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장수철 교수는 오랫동안 대중에게 정확한 진화론을 설명하고자 고심해왔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으로 이 책이 시작됐다. 이재성 교수는 일반인 아저씨의 입장을 대변해서 정말 궁금하고,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물었다. `왜 원숭이는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는가`라는 일차원적 질문부터 `적자생존은 가장 센 놈만 살아남는 것이다.`라는,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오류까지. 진화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넘나드는 두 아저씨의 명료하고 유쾌한 1:1 수업을 거치며 진화론을 `과학`으로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 하우스`와 같은 명저를 떠올린다면 `진화`가 다시 주목받기에 너무 진부한 키워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들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진화`의 개념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과학에서 말하는 진화의 정의부터 생물 종 변화의 범주까지, 진화론을 다른 이에게 설명기 위해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하나하나의 생물이 완벽하고, 생물이 변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시대가 있었다. 그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개념을 세상에 등장시켰다. 현대에는 실험을 통해 눈앞에서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실험이 가능하도록 몇 만 세대에 걸쳐 초파리를 배양하는 끈기를 가진 과학자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서는 어떻게 새로운 종이 출현되는지와 관련한 메커니즘,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게 된 여러 시나리오, 진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하디-바인베르크 법칙과 유전적 부동, 멸종을 거듭한 생물이 지금의 인류가 되어 온 과정과 각 생물의 족보를 따져보는 계통수까지 진화를 쉽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진화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익숙한 개념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각각의 개념을 종합했을 때에야 생물학이 말하는 진짜 진화생물학을 만날 수 있다.

가볍고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하나의 이론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진화론 탄생의 순간부터 생물이 거쳐 온 진화의 역사, 과학 기술의 발달로 밝혀낸 진화의 증거를 모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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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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