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전에는 기존 지역에 없던 유통브랜드 2곳이 문을 열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 유통브랜드들은 첫날에만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방문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신규 브랜드의 입점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들이 대전에 상륙한 시점을 놓고서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뷰티 편집숍은 이미 1-2년 전 다른 광역시에 개점을 마쳤고 일본 생활잡화 용품점도 2-3년 전 부산과 대구에 이미 문을 열었다. 같은 광역시임에도 대전은 신규 브랜드의 입점이 타도시에 비해 늦은 것이다.

뷰티, 의류 매장 뿐 아니라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도 입점이 늦은 경우가 많다.

"대전에는 ○○○브랜드 없나요?", "대전에는 없는 유통 매장이 많은 것 같아요" 한 온라인 소비자카페에는 이 같은 게시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전에 유통브랜드가 늦게 입점하는 것은 이미 지역 소비자들과 유통 관계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통 관계자들은 유통업계의 늦은 상륙의 이유로 지역 전반에 깔린 보수적인 분위기를 꼽았다.

과거에는 지형적으로 바다와 인접해 있지 않아 새로운 문화의 상륙이 느렸고 소비자들도 기존의 것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심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이 우선적으로 지적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새로운 기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전시의 분위기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조성되고 있지만 이미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사업이 4년의 시간을 끌다 불발됐고 현대아웃렛도 그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올해가 되서야 사업에 탄력을 받았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전시는 타 광역시에 비해 대기업의 숫자가 적고 기업의 유치가 잘 이뤄지지 않아 기업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이미지가 크다"며 "이러한 이유로 다른 브랜드들의 입점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유통브랜드 상륙이 늦은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특별시를 내세우며 미래 도시를 꿈꾸는 대전이 사소한 것에서부터 다른 도시에 뒤쳐진다면 앞으로의 발전에도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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