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냉대하

냉은 여성 생식기 분비물을 총칭하는 것으로, 외음부의 질 주변 분비기관에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때 속옷에 묻을 정도로 냉의 양이 많아지면 대하증이라 한다. 발생하는 연령도, 원인도 다양하다. 한마디로 `창피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여성의 생식기 주위는 습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 때문에 꽉 끼는 옷을 입어 통풍이 잘 되지 않거나 청결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균이 침입, 냉대하가 생기는 것이다. 성관계를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성병이 있을 때에도 냉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온갖 종류의 화학 성분의 일회용 생리대도 질 내 상태를 좋지 않게 하고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기 쉽다.

세균성 질증에 의한 냉대하는 휴식을 취하며 기다리면 질 내 유산균들이 자라면서 질 안이 산성으로 변해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냉대하가 유난히 끈적거리거나 냄새가 심하고, 또 색깔이 변하면 세균성 질증에 의한 냉대하가 아닌 병균성 질염을 의심해볼 수가 있다. 또 생리가 끝나고 난 후 2~3일간 누런 액체와 함께 심한 악취가 나거나, 부부관계 후 남편이 악취를 인식할 정도면 확실히 비정상적인 냉대하로 봐야 한다.

냉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몸에 꽉 끼는 바지나 거들 착용을 삼가야 하고, 항상 외음부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특히 성관계 전·후로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데, 관계 후에는 생식기를 깨끗이 닦아주고 소변을 한 번쯤 보는 것이 좋다. 또 대변을 본 뒤 앞에서 뒤로 닦아주는 것은 기본이다.

냉대하가 많은 여성들이 애용하는 팬티라이너는 그리 권할 만한 해법은 아니다. 팬티라이너는 얇고 편해서 좋지만 질 방향으로의 공기순환을 막아 습해지면 세균이나 곰팡이 번식으로 이어져 냉대하가 악화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면 2시간 정도의 주기로 자주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질 세정 시 비누보다는 식초를 몇 방울 섞은 물로 세정하거나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하루 너무 자주 하면 질 내부의 산도가 깨져 세균번식이 쉬워져 오히려 냉대하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1회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질 내 유익균이 줄고 세균,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므로 과로를 피하고 근심,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윤석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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