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드루킹 인터넷 댓글 조작사건`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 더불어민주당 당원 김모씨(필명 드루킹) 등 3명이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에 댓글을 조작해 구속된 사건이다. 현직 민주당 의원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파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특검을 주장하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어제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씨 등 관련자 두 명을 제명하고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 설치를 의결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당과 문재인 정부가 댓글 조작사건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피해자가 여론조작의 배후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개인적 일탈 또는 실패한 청탁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찰이 3주 전 관련자 3명을 구속했는데도 뒤늦게 발표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사건은 그 차제만으로도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사회의 재난재해 대응체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조사가 나왔다"며 "정부도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 변화와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뀌지 않은 건 재난대응만이 아니다. 인터넷 악성 댓글과 여론조작이 예나지금이나 여전히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더욱 교묘해진 수법과 첨단 기술을 동원해 쉽사리 노출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검찰이 이번 댓글 조작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파헤쳐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교묘한 수법을 동원한다 해도 결국 잡힐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댓글 조작사건을 막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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