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의 가장 큰 바람은 배차간격 단축과 정시성이다. 버스 업체에서는 "대전시가 왜 버스통행로상의 불법 운행, 불법 주정차를 단속 하지 않느냐"며 "불법 운행과 불법 주정차만 없으면 그런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된다"고 오히려 대전시에 불만을 표시한다.

오랜 동안 시민들께 시내버스 통행로 특히, 시내버스 정류소 주변만이라도 불법 주정차를 자제해 주실 것을 호소해 오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EEB(Eagle Eye Bus·독수리눈을 가진 버스)를 장착한 시내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서 내차만 단속하고 내 앞차는 단속하지 않았다"며 "과태료를 낼 수 없으니 취소해 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버스전용차로를 불법 운행한 잘못보다는 왜 나만 단속했냐며 같이 잘못한 모든 차량을 단속해야만 과태료를 내겠다는 억지 주장이다. 이러한 현상은 거의 매일 같이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 버스전용차로 불법 운행 단속건수는 4만 1000건이며 불법 주정차 단속건수는 35만 8000건이다. 전용차로를 잘 지키다가도 한 두 차량이 불법 운행을 하거나 불법 주정차를 하게 되면 `나도 괜찮겠지`하고 따라하는 연쇄반응이 주요 요인이다.

지난해 가을 유성에 있는 유림공원의 국화축제가 한 달 동안 진행될 때였다. 유성구청에서 축제를 진행하면서 관람객을 위한 주차장을 하천변에 마련해 축제를 진행했음에도 공원과 연접한 8차로의 한밭대로가 자가용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자가용 한 대가 불법 주정차를 시작해 그 뒤로 불법 주정차가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심지어 시내버스 승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도로에 표시한 `버스전용정차구간`조차도 불법 주정차로 가려져 정차구간이 어딘지 알 수가 없는 실정이었다. 또한 도로가 왕복 2차로인 세천공원 지역은 도로 양측에 주차된 자가용으로 시내버스 교행이 불가해 벚꽃 개화기간은 아예 시내버스를 우회 운영하기도 했다.

벚꽃축제장인 계룡산을 운행하는 107번 버스도 학봉삼거리에서 종점지까지 1㎞정도를 운행하지 못한다. 시내버스를 이용 종점지까지 이동하려는 승객들은 우리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불법주정차를 강력하게 단속해 시내버스를 정상 운행해 달라고 요청한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렇듯 자가용 자동차의 불법 주정차는 시내버스의 정상 운행과 정시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면서 이용 승객의 불편도 크게 초래하고 있다. 해법은 시민들의 교통법규 준수가 아닐까?

그러나 교통법규 준수가 잘 지켜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정시성 개선을 위한 버스전용차로 확대를 정책수단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가로변전용차로는 이면도로 진출입 구간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져 서울처럼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나 자가용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게 되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버스 대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이 또한 버스 1대를 1년간 운영하는 경비가 2억 원 정도 들기 때문에 시민 세금이 더 투입돼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시는 정시성 개선을 위한 고민 끝에 2008년부터 시내버스에 카메라를 장착해 불법 주정차와 버스전용차로 운행을 단속하는 버스탑재형 단속시스템(EEB)을 개발해 운영해 오고 있다.

기존 EEB가 10년이 지나면서 단속 기능이 떨어져 성능 향상, 시스템 소형화, 제조단가 인하 작업을 진행해 신(新)버스탑재형 단속시스템(EEBⅡ)을 지난해 연말 개발 완료하고 지난 1월부터 시제품 제작에 착수해 3월 말에 시내버스에 장착 가능하도록 제품 제작을 마무리했다.

이제 제작 완료된 제품을 4월부터 5월 11일까지 시내버스 60대에 장착해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는 도심을 운행하는 55개 간선 노선에 EEBⅡ를 100% 투입한다. EEBⅡ를 장착한 시내버스를 365일 촘촘하게 운행하면 그동안 시내버스 노선 상에 불법 주정차 했었던 시민들께 경각심을 주어 대전시민의 교통질서 수준이 대폭 향상되고 아울러 시내버스의 배차간격 단축과 정시성도 높아져 시내버스 이용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영춘 대전시 버스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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