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는 취업상태에서 비자발적으로 실직을 당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실업급여가 역대 최대라는 것은 최근의 고용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5만 7000명이나 된다. 올 들어 석 달째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실업률 또한 4.5%로 3월 기준으로는 17년 만에 가장 높다. 실업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취업자 증가도 후퇴를 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11만 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2월에도 10만 4000명에 불과해 두 달 연속 취업자 증가가 10만 명대에 그쳤다.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월 평균 취업자 증가는 32만 명이다. 고용한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실업급여 증가가 반드시 고용악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고용보험 가입이 늘어 사회안전망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올 3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작년보다 2.3% 늘었지만 실업급여 신청자는 13.1% 늘어난 사실을 설명해주진 못한다. 건설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라는 게 오히려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고용지표가 정부의 정책과 거꾸로 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정부의 일자리 정책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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