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새 대전지역 향토기업이 들썩이고 있다. 공격과 방어로 태세전환을 오가며 침공을 견디고 있다. 구도는 외지기업과 향토기업이다. 통상 `다윗 대 골리앗`이라는 일컫는다. 안타깝게도 당장은 수세에 몰린 듯 하다.

지난 달 28일, 충청권 대표 주류기업인 맥키스컴퍼니는 때 아닌 일본 매각설에 휩싸였다. 대전·충남지역 음식점 업주, 소비자 사이에서 맥키스컴퍼니가 일본에 매각됐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물론, 사실은 정 반대였다. 대전상공회의소까지 나서 `사실무근`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발본색원하겠다는 강경책을 내세우기도 했다. 맥키스컴퍼니는 2010년에도 이와 유사한 이유로 경찰에 수사까지 의뢰한 바 있다.

하루 전인 지난 달 27일에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고 공표했다. 갑작스런 선언에 혹자는 `동네구멍가게가 대형마트를 삼키려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인수에 실패하면서 `용두사미`에 그쳤지만, 재계는 타이어뱅크가 어떤 기업인지에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노이즈마케팅`에는 성공한 셈이다.

아직 겨루기가 한창인 기업도 있다. 지역건설사인 금성백조와 대형건설사로 구성된 미라클사업단의 정면승부다. 오는 21일이면 대전 서구 도마·변동 3구역의 첫 삽을 꿰어 찰 시공사가 선정되는데, 과연 지역건설사가 대형건설사 컨소시엄에 맞서 승리의 깃발을 획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각기 상황은 다른데, 공통점은 한 가지였다. 모두가 지역민에게 구원의 손길을 호소했다는 점이다. 아마 이들이 인수전에, 수주전에 걱정없이 뛰어든 이유도 지역민이 등 뒤에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으리라.

한데, 호소력은 높았을지 의문이다. 단순히 `동향(同鄕)`이기 때문에 향토기업을 도와달라는 공식은 이제 막연한 망상에 불과하다. 향토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향토기업의 부흥을 외면하는 지역민은 없을 것이다. 향토기업은 아군마저 잃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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