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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세종시, 수도되면

2018-04-11기사 편집 2018-04-11 18: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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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 길목에서 세종시 (행정)수도가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상해 본다. 우선 스타급 도시 탄생의 서막이 오른다. 표현을 바꿔서 대권 꿈을 키우는 이들에게 세종시장 자리는 필요적 대권 코스로 부상한다. 선거이력상 가중치를 따지면 다른 요소들을 압도한다. 대권 문을 노크해온 정치인들이 서울시장 또는 경기지사를 경유하려는 정치문법과 맥락이 닿는다.

세종시와 두 곳을 평면 비교하는 게 온당한지 반문할 수 있다. 그럴 만하며 의문을 충분히 가질 법하다. 서울·경기 일원을 통칭하는 수도권은 사회적 총자산 면에서 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거기에 비해 세종시는 어림없는 게 맞다. 인구 30만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1000만 타시·도와 견주는 일은 분명 버겁다. 선출직 공무 담임권과 광역단체 인구는 맞물려 돌아간다. 예컨대 1000만(유권자 가정) 지자체에서 2%만 득표해도 20만 표다. 이 수치면 세종시에서 시장 혹은 국회의원 선거 당선권에 접근한다.

유력 정치인들이 수도권 단체장을 염두에 두는 것은 유권자 접촉면에서 여타 권역을 능가하는 까닭이다. 마찬가지로 세종시가 헌법상 수도 지위로 격상되는 경우에 대선 패턴이나 풍속도를 바꿔 놓을 수 있다. 일국일수도(一國一首都) 원칙을 따르면 관습헌법상 누려온 서울의 수도 지위가 세종시로 전환되면서 세종시는 행정중심도시 시대와 즉시 고별한다. 서울은 기득의 족보를 잃는 것이고 세종시는 그에 따른 상대이익을 이양받거나 흡수하는 상황을 맞는다.

이 정도는 외관의 일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헌법상 수도 세종시는 국회 본원 이전의 물꼬를 단번에 튼다. 대통령, 총리가 상주하는 세종시를 놔둔 채 국회기능이 구(舊)수도에 잔류하는 것은 불합리다. 행정기능의 총합과 입법부 주기능은 동전의 양면과 같을 뿐더러 현 위치 잔류를 고집해서 기대되는 실익이 없다. 현행 정당법에서도 정당의 중앙당 소재를 수도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당사를 세종시에 둬야 하는 마당에 여의도 국회 존치는 공연한 역(逆)비효율을 파생시킬 뿐이다.

세종시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정치적 체급이 상향조정된다. 전에는 빛 좋은 특별자치시장이었지만, 아니다. 당장 국정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무회의 명단에 이름이 들어간다. 국무위원들과는 달리 의결권 행사는 못하지만 회의 출석권, 발언권을 보장받는다. 수도 시장에게만 허용되는 권리이며 국정을 선행학습할 요긴한 기회가 얻어진다. 아울러 한 나라 수도의 대표 얼굴로서 대통령 버금가는 직분 상승을 체감하게 된다. 시정 수행 못지 않게 일정 정도의 외치 업무 영역을 소화하는 일정도 잦아진다. 외국 사절단 방문, 글로벌 리더들과의 고류 및 외교적 프로토콜, 해외 동등반열 도시들과의 각종 MOU 체결 등등.

세종시 '수도 버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청와대 집무실이 구비되고 국회 핵심기능이 집적된 세종시에는 수도권 인적·물적 자원의 탈(脫)서울행을 촉진케 된다. 아예 짐을 싸 세종시로 진입하려는 대학, 강소기업 본사 및 해외지사, 국제기구, 전국단위 시민사회·직능단체에 이르기까지 세종시에 둥지를 틀기 위해 다투며 경합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종시 주민등록 인구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고 어쩌면 2030년 세종시 50만 목표인구를 늘려 잡아야 할지 모른다. 이와 연동된 국회의원 선거구 증구, 세종시 공무원 증원 및 광역의원 정수 추가 확대도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세종시 수도 효과에 따른 과실 독점 부분을 경계하는 것은 조급하다. 시일이 걸려도 대전은 지정학적으로 선순위 수혜자로 꼽힌다. 세종시가 팽창할수록 대전과의 도시 연담화 현상을 불러 동반성장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이 불발되면 죄다 헛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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