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 시리즈] ③국회 분원 설치

이춘희 세종시장과 고문현 한국헌법학회 회장 등 헌법학회 관계자들이 지난 2월 26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을 공동학술대회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대전일보 DB
이춘희 세종시장과 고문현 한국헌법학회 회장 등 헌법학회 관계자들이 지난 2월 26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을 공동학술대회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대전일보 DB
세종시는 중앙집권적 국가체제를 극복하고, 지방분권과 국가균형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난 국가모델 도시이다. 서울 중심의 일극형 모델을 벗어나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는 만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로드맵이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이다.

행정수도 완성은 헌법에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명문화해 헌법적으로 세종시에 수도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 행정수도 명문화가 이뤄지면 청와대와 국회 본원의 세종시 이전도 내다볼 수 있지만 현재의 정치 지형으로 볼 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반해 국회 세종분원 설치는 실질적 측면에서의 행정수도 완성으로 갈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국회 본원 이전과 달리 분원 설치는 헌법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가능해 좀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국회 분원은 정부세종청사 부처들의 행정 비효율을 제거해 국토균형발전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국회분원 또는 본원 이전 약속 = 국회분원 설치와 관련한 정치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비록 헌법 개정 이슈에 밀려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지만 여야간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분원 설치와 관련해 지난해 대선 후보들은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일부 후보들은 국회 본원의 세종시 이전을 약속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공약을 통해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와 미래부, 행자부 이전을 추진하겠다. 개헌 때 정치·행정수도의 세종시 이전도 국민의 의사를 물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회 사무처 예산으로 `국회분원 건립의 타당성 연구` 용역비 2억 원이 포함돼 있어 분원의 위치나 이전시기, 이전 비용 등 구체적인 사항이 용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세종분원 설치 문제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지난 2016년 11월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둔다`는 내용으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의 처리와 맞물려 있다. 여여가 지난 대선 전 국회 분원 또는 본원의 세종시 이전을 모두 약속했지만, 우선 국회법 개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

물론 국회분원 설치는 현행법으로도 가능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고 `세종 분원`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 세종시 관계자는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데 국회법 개정이 필수 사안은 아니며 여야간 합의만 되면 추진할 수 있다"면서 "국회사무처가 연구용역에 되도록 빨리 착수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법 개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개헌 과정에 행정수도 조항이 반영되는 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국회법 개정을 통해 분원 설치를 논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교수는 국회분원 설치와 관련, "서울 중심의 국정운영이 지속되는 한 세종에 인프라를 확충하고 부처 이전을 완료해도 행정비효율 문제를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국회법 개정으로 분원을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분권 헌법을 제정해 본원을 이전해 세종시를 합법적인 행정수도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 세종시 3-4개 후보지 물색 =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해 말 수행한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의 타당성 연구 용역`에서 국회 세종 분원 설치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며 정치, 사회, 행정, 경제분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수행할 용역은 분원의 타당성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분원의 규모, 조직, 인원, 이전시기, 위치 등이 나와야 한다. 국회사무처는 당초 올 상반기 중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국회법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용역의 시기나 방향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용역수행기관은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국회분원 설치와 관련해 국무총리공관 주변 유보지, 세종리 S-1부지, 합강리 유보지, 첫마을 아파트 인근 유보지 등 후보지 3-4곳을 물색해 놓은 상태다. 시는 총리공관과 인접한 호수공원 북측 39만 3000㎡ 규모의 유보지를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회와 부지 규모가 비슷한데다 국무총리실, 중앙공원 등과 연접해 있다. 국립수목원 복동쪽 S-1부지 50만㎡도 국회나 국회분원이 입지하기에는 손색이 없는 곳이다. 배산 임수 지역으로 행정기관 및 국립수목원과 인접해 쾌적한 업무환경을 기대할 수 있으며, 확장성 또한 좋다는 평가다.

반면 합강리 후보지는 55만 1000㎡ 규모로 가장 넓지만 금강변에 위치해 지반이 약하고 홍수 등 재난에도 대비해야 한다. 첫마을아파트 주변 유보지도 거론되고 있지만 편도 1차선 도로가 인접해 대규모 시설물이 들어서기 쉽지 않고 금강이 가까워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국회 세종분원 건립비용은 대략 107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분원 건설비에는 △예결위 및 10개 상임위 회의시설을 갖춘 분원 건물 △국회의원회관 용도의 오피스텔 25평형 100실 규모 건물 △각 위원회 위원장실 등 사무공간 △국회 방송을 비롯한 회의지원 및 방송시설 등을 구축하는 비용이 들어가 있다.

여기다 토지매입비, 조경비, 보안·출입 통제시설·장비 구축비, 건물관리·경호 등을 위한 신규 인력 증원, 시설·장비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기본경비 등을 고려할 때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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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 세종특별본부 직원이  국회분원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원수산 인근 유보지를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사진 =대전일보 DB
한국토지공사 세종특별본부 직원이 국회분원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원수산 인근 유보지를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사진 =대전일보 DB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해찬 의원 및 세종시민들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개헌 국회 대토론회`에 앞서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행정수도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대전일보 DB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해찬 의원 및 세종시민들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개헌 국회 대토론회`에 앞서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행정수도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대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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