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온갖 시름과 상념을 모두 떨쳐 버리고 자연과 벗하며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하루 정도 푹 쉬다 올 만한 일본 간사이(오사카) 일대 여행지로는 고결함이 깃든 해오라기(히메지)성으로 잘 알려진 히메지를 들 수 있다.

효고(兵庫)현 서남 쪽에 위치한 히메지(姬路)시는 인구 53만 명에 면적 534㎢로 인구 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아담한 도시이다. 일본 간사이 지역의 여타 도시 중에서 한적하게 도보여행으로 망중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유구한 문화자원은 물론 대자연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자그마한 문화 관광도시다.

언젠가 원작 인기 만화를 소재로 만들어 인기를 끈 우리나라 영화 `바람의 파이터` 로케이션 장소가 된 이후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한 히메지는 20-30대 젊은 자유 여행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잦은 곳이다.

히메지는 예로부터 교토·오사카와 일본 주고쿠(中國)·규슈(九州)지방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각양각색의 역사와 문화가 혼합돼 있고 외래객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환대 정신이 남다른 곳이다.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에 접한 비옥하고 온난한 반슈(播州) 평야 지대에 자리 잡은 이 지역은 1만 년 전인 죠몬(繩文)시대부터 인류가 살았던 유서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에도(江戶)시대(1600-1868년)에는 성시(成市)로서 번영을 구가해, 1889년 시제(市制)를 시행한 후 상공업이 번영을 구가하기도 했다.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로 지정돼있는 히메지 성을 중심으로 예로부터 번영을 구가해온 역사문화의 고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성을 중심으로 발달해 온 도시에서만 향유 할 수 있는 격조 높은 역사문화 사적이 즐비하다. 히메지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라는 기본적 매력에 상업·공업과 문화·교통의 거점 도시로서의 매력이 더해져 은은한 활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1993년 호류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히메지성 주변도 잘 정비돼 있어 여유 있게 주변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특히 에도시대의 가옥 등을 복원한 일본 전통정원 코코엔(好古園)은 명소 중 명소다. 그리고 성 서북 쪽에 위치한 쇼샤잔(書寫山)에는 많은 역사적 문화재가 남아있는데 그 중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사찰 엔교지(円敎寺)가 잘 알려져 있다. 야마다니시키(山田錦) 쌀로 만든 지역 전통주 시라사키노시는 히메지의 오랜 자랑거리이다.

히메지에 가려면 우리나라 인천·김포·부산국제공항에서 먼저 간사이(긴키) 지역의 관문인 오사카 간사이(關西)국제공항으로 가야 한다. 간사이공항에서 히메지까지 가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지 2시간(오사카 도심에서는 1시간 반) 남짓 소요된다.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전철를 이용해 히메지에 가는 방법으로 JR 또는 사철(私鐵)을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 경우 간사이공항 → 오사카 → 히메지 순으로 가야 하는데 간사이공항에에서 여권과 항공권(전자)을 제시하고 웨스트(West) JR패스 또는 간사이 쓰루패스(Kansai Thru Pass)를 활용하면 경제적이다.

JR을 이용하는 경우 오사카 도심의 시영지하철 우매다(梅田) 역 3번 출구로 나가면 JR오사카 역이 나오는 데 고베 행 전철을 이용해 종점인 히메지에서 내리면 된다. 급행 이용 시 60분 소요된다. 간사이 쓰루패스를 이용하는 경우 오사카 도심 한신(阪神) 우메다(梅田)역에서 산요선(山陽線) 전철을 이용해 고베 산노미야(三宮)를 거쳐 종점인 히메지에 내리면 되는데 히메지 특급 이용 소요시간은 90분이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간사이국제공항과 히메지 역을 오가는데 2시간 10분이 소요된다. 간사이공항 기준으로 오전 8시 35분에 첫차가, 오후 8시 55분에 막차가 출발한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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