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나 죽어서도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은 나무밖에 없습니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을 때 후손들을 위해 산림을 가꾸기로 마음먹었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3일 정부로부터 산림사업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은 전문임업인 임순환(65·전 LG건설 중부지사장) 씨는 그간 소회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건설현장을 누비며 청춘을 보낸 그는 2002년부터 충남 홍성군 청룡산에서 임업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임 씨는 "젊은 시절 직장생활에 메여 부모님을 한 번도 모시지 못한 상황에서 아버지께서 작고하셨다"며 "그간 불효를 씻기 위해 아버지가 가꾸던 산을 돌보기 시작했고, 산림자원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문화공간을 꾸며 개방했다"고 말했다.

숲길을 트고, 역사인물길을 조성한 그는 이곳에 임득의 장군묘-만해생가-고산사를 잇는 이야기를 아버지의 산에 입혔다.

임 씨의 14대 선조인 임득의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참전해 활약을 펼치고, 선조를 호위했던 이야기를 비롯해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 등을 연계한 역사인물길은 산과 사람을 잇도록 조성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산림을 통한 먹거리,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 10월 농업회사법인 `숲담은`을 설립하고 지역농민들과 산림소득을 나누기 시작했다.

청룡산에 천양삼과 산마늘(명이나물), 잔대, 곰취, 눈개승마 등 산채와 약용식물 재배단지를 꾸려 산림자원을 지역민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그는 30ha에 이르는 숲을 전문적으로 꾸미기 위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림복합경영단지를 조성했고,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한국산림아카데미 산림경영자과정도 밟았다.

그는 앞으로 할 일이 있다.

산을 가꾸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미래 임업인`을 위한 교육장을 꾸미는 것이 그것이다.

이 곳을 통해 예비 임업인이 산림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가꿀 수 있도록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할 생각이다.

임순환 씨는 "이번에 받은 대통령상은 앞으로 산림을 더 잘 가꾸고 아끼라는 격려로 생각하며, 지역 주민을 비롯해 후손들을 위해 앞으로 인생을 산에 바칠 생각"이라며 "산림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함께 산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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