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택(59)·손은숙(51)씨 부부
오금택(59)·손은숙(51)씨 부부
[서산]"우리 부부의 조그마한 힘이나마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 도움이 됐다면 그만한 보람이 또 어디 있겠어요."

수십년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미용봉사로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부부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금택(59)씨와 손은숙(51)씨 부부.

그들의 봉사는 지난 2005년 지인으로부터 머리를 깎지 못하고 있는 지체1급 여성장애인의 소식을 듣고부터 시작됐다.

당시 여성장애인은 머리카락이 긴 채로 살다보니 땀이 많이 나 위생과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팔봉면에 살고 있었던 여성장애인의 집을 직접 방문해 머리를 잘라줬고, 그때부터 미용봉사는 시작됐다.

이들의 봉사는 겨울철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럽거나 여름철 폭염과 비가 오는 날씨에도 계속됐다.

그러다 12년 전에는 해미면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의 임종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때 몸이 허락하는 한 이웃을 위해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참된 봉사자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고 오 씨는 그때를 회고했다.

그들의 봉사는 올해 13년째를 맞게 됐다. 시간으로 따지면 무려 1122시간.

오 씨는 직장 내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성실하고 착실한 직원으로 꼽힌다.

그가 서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재가복지다.

오씨는 지역 기업체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등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환경개선과 난방비 지원 등을 추진했다.

특히 2014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지원하는 지정기탁공모사업의 선정으로 1억 원을 지원받아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의 가정에 현대식 화장실 설치, 지붕개량, 이동편의시설 설치 등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오 씨는 희망쌀나눔봉사회의 회장을 맡으며 12년간 매월 15개 가정에 쌀을 지원하고 있다.

그간 지원한 쌀만해도 총 5000㎏에 달한다.

오금택 씨는 "그간 남모르고 해왔던 일이 밝혀져 부끄럽다"며 "앞으로도 남은 인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그마한 힘을 보태는 참된 봉사자로 살겠다"고 말했다. 박계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