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은 민선 7기의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을 뽑는 선거가 있는 날이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도 24년이 되어서 이제는 청년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데 민의는 아직 청년의 수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그 모토는 주민이 주인되는 지방자치제도를 실현하는 것임에도 선거 때만 되면 스스로 주인 되기를 거부하는 선거를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종종 볼 수가 있다.

민선 3기 때의 일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온통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의 이야기뿐이었는데 한 친구가 하는 말이

"나는 A씨를 뽑으련다."

이에 필자는 "왜 A씨를 뽑으려고 하는데?"라고 반문하였고, 질문에 돌아온 친구의 대답은 "아 그래도 수매가마니를 들어주는 사람은 그 사람뿐이잖아? 그래서 난 그 사람으로 결정했어."

이렇듯 단순하기만 하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재차 물었다.

"수매가마니 들어주는 것 하고 의정 활동하는 것 하고 무슨 함수관계가 있는가?"

"야, 난 그런 것 몰라 어쨌든 난 수매가마니를 찍을 거야"

물론 후보자가 평상시 농민들을 위해서 수매할 때 수매가마니를 들어주는 것이 좋은 일이고 농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인물을 선택할 때의 기준이 그것이 된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유권자가 이렇게 생각을 하니 지방의원선거에 나오거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상갓집 찾아다니기`, `결혼식장 찾아다니기`를 업으로 삼고 본인의 할 일을 망각한 채 다음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만 행동을 하는 것이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를 위해서는 이런 행위들이 투표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것이라고 본다. 진정으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가 되려면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이 주민들을 어려워하고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혈연, 학연, 지연에 의해 선출이 되면 그 사람은 오직 그 혈연, 학연, 지연에 관계된 사람만을 위해서 일을 하게 되고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임기 내내 허덕이는 것을 우리는 지난 24년 동안 보아왔으면서도 그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적어도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주민이 주인이 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혈연, 학연, 지연보다는 후보자의 도덕성, 청렴성, 창의성, 준법성, 의정활동 능력 또는 지방의 수장으로서의 업무능력 등을 기준으로 하여 선거를 했으면 한다.

그럴 때 후보자들은 무엇이 주민을 위해 이로운 것인가를 생각하고 의정활동 또는 군정, 도정의 살림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논어에 나오는 말을 통해 정말로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유덕자 필유언 유언자 불필유덕(有德者 必有言 有言者 不必有德) 유인자 필유용 유용자 불필유인(有仁者 必有勇 有勇者 不必有仁)`

`덕이 있는 사람은 필히 좋은 말을 하지만, 말 잘한다고 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어진사람은 필히 용감하지만, 용감하다고 어진 것은 아니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를 위해서 한번쯤 생각해볼 공자님 말씀이다. 장종안 금산군 남일우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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