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한 여자대학에 지원한 한 남학생의 얘기가 절박함이 묻어나 씁쓸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장성 닝보 출신인 18살 한 남학생이 매년 신입생 1500명 중 1% 정도를 남학생으로 뽑는 베이징 소재 중화여자학원에 지원, 최종 절차를 통과했다.

이 남학생은 지원 이유를 묻는 면접관들에게 `여자친구를 좀 더 쉽게 만들기 위해서 원서를 넣었다`는 것.

여대에서 공부를 하면 자신의 반려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이 학생은 판단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은 가장 치우친 성비를 가진 나라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수 십 년 간 유지했던 `1가구 1자녀 정책`과 유교사상에 뿌리를 둔 남아선호사상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5년 `1자녀 정책`을 폐기했지만 남초현상은 당분간 쉽게 해결하지 못할 문제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결혼을 하지 못한 채 배우자를 찾는 남성이 3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 1990년대 이후 출생한 결혼적령기 남성들이 극심한 남초현상에 배우자를 찾지 못해 농촌 곳곳에 `홀아비촌`이 생겨날 정도다.

한때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으로 남녀 성비가 맞지 않아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지금이야 `딸바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오히려 여아를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으로 남아선호사상이 희석된 지 오래다.

1980-1990년대 당시만 해도 남녀 성비의 불균형 때문에 전국 초등학교 교실마다 여학생보다 많은 남학생으로 여학생과 짝꿍이 되지 못해 남학생들끼리 짝꿍이 된 모습이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현재 20-30대가 되는 이들 남성들은 당시 성비가 여아 100명당 남아 110명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10명 중 1명은 짝을 찾을 수 없다.

여기에 3포·5포·7포·9포세대를 넘어 요즘은 모든 걸 포기했다는 뜻에서 다포세대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보니 짝을 찾는 게 웬만한 이성((理性)으로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미래 불확실성이 깔린 다포세대의 증가로 아이 울음소리가 작아지면서 대한민국은 그만큼 늙어가고 있다. 남아선호사상의 역습이 아닐 수 없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담당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