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용덕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파킨슨병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익숙한 질환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완치가 가능한 약물은 없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함께 약물을 조절하면 정상인의 80-90% 정도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떨림, 움직임 둔화, 경직 등을 보인다. 김용덕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파킨슨병이란=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 `흑질`이라는 구조물에 모여 있는 뇌세포가 오랜 시간 서서히 죽어 없어짐으로써 발생하는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이다. 병명은 처음 이러한 증상을 기술한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의사를 기념하기 위해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이라고 불리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파킨슨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국내 파킨슨병 환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0년 6만 2000여 명에서 2014년 8만 4000여 명으로 5년간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 파킨슨병은 이상 운동 질환의 하나로, 증세의 특성은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으며, 행동이 느리고, 얼굴 표정이 없고, 걸음걸이가 나빠지는 등 현상을 보인다. 흔히 어깨나 등이 짓눌리면서 아프고, 온몸이 굳어 불쾌감이나 통증이 잘 일어나며,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실수로 자꾸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비교적 노인들에게서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간혹 젊은 나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뇌질환이다.

특징은 뇌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속도에 비해 아주 빠르고, 뇌의 여러 부분 중 선택적 부위만 주로 손상된다는 점이다. 신경세포들의 기능이 떨어지고 따라서 그 역할을 상실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파킨슨병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증상과 진단= 파킨슨병의 증상으로는 손 떨림이 대표적이며 가만히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다가 손에 힘을 주거나 행동을 시작하면 줄어드는 손 떨림이 특징이다. 또한 팔이나 다리, 목, 턱, 몸통 등에서도 떨림이 일어날 수 있다. 행동이 굼뜨고 느리며,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나기가 어렵고, 팔 운동이 빠르지 못해 걸을 때 자연스럽지 않고, 얼굴 표정이 멍해지고 글씨 쓰기가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환자는 서서히 증상이 심해지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는 증상이 더 이상의 악화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초기의 상태로 유지된다. 하지만 파킨슨병의 증상이 일단 나타나게 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의 경우 매우 느리게 진행되므로 일부의 환자들은 병의 진단을 받고도 오랜 기간 동안 일반적인 사회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이 지내는 경우가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학적 검사를 하고 파킨슨병의 진전(떨림), 운동의 느려짐(서동), 강직, 보행장애 등 주요 증상들을 관찰해 진단하게 된다.

◇치료= 파킨슨병 환자에게 정확한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몇 가지 다른 종류의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시킬 수 있다.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치료의 시작 시기이다. 증상이 명확히 문제시되지 않는다면 치료가 불필요할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오히려 약물 부작용 또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파킨슨병 환자에서 근육통과 허리 통증은 흔하게 발생하며 관절이 수축돼 팔·다리가 꼬이거나 굳은 상태까지 갈 수 있다. 약물치료 과정에서도 근육 이상이나 근육통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물리치료는 굳어진 근육 및 관절을 풀고 운동량을 증가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중요한 치료법의 하나다. 물리치료에는 반복적 물리치료, 자세 교정, 보행훈련, 호흡훈련 및 말하기 등이 포함된다.

특히 수술은 오랜 약물 복용으로 그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 고려한다. 가능한 수술로는 뇌 기능 지도화 후 전극을 위치시키는 심부뇌자극술과 문제가 되는 증상을 일으키는 뇌 표적 영역을 정확히 기능을 마비시키는 전류를 사용하는 것이다. 수술의 선택은 환자의 연령, 증세의 심한 정도 등 여러 경우를 고려해 결정된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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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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