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현주소

#지난해 중위연령층인 42살을 지난 한국민씨는 대체로 삶에 만족하고 있다. 1억원 가까운 은행대출을 끼고 있지만 분가해 나온 지 7년 만에 장만한 아파트가 든든하다. 앞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크게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월급은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고 회사 야근이 줄어들면서 취미활동으로 배드민턴을 즐길 여유도 생겼다. 이번 휴가 때 갈 여행지를 검색하려 켠 인터넷에는 인구절벽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 하나 뿐인 자녀의 미래를 걱정케 한다. 소방관 증원 뉴스는 다소 안도감을 주는 소식이다. 통계청 `2017 한국의 사회지표`로 본 평균적인 한국인의 모습이다.

22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2010년대 들어서 소득과 삶의 만족도 등 생활 수준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문제에 빨간불이 들어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6년 근로자 한달 임금은 335만 원으로 전년보다 8만 원 상승, 근로시간은 182시간으로 전년보다 2시간 12분 감소했다. 2017년 근로여건 만족도 조사에서는 `하는 일`, `임금`, `근무환경`, `근로시간` 등 모든 항목에서 2015년보다 향상된 결과가 나왔다. 임금근로자는 35.2%가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2년 전 보다 4.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휴가는 국민 중 64.2%가 평균 5.9일을 사용했다. 2년새 1.9%포인트 높아졌다.

2017년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 8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500만 원 증가했다. 부채는 300만 원 증가한 7000만 원을 기록했다. 19세 이상 중 13.3%만이 소득에 만족하고 있으며 46.0%가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주택마련 소요연수는 평균 6.7년으로 2년 전 보다 2.4개월 단축됐다. 주거환경 만족도는 2016년을 기준으로 2년 전(79.9%)보다 4.0%포인트 증가한 83.9%에 달했다.

자연재해, 교통사고, 범죄발생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은 2년 전보다 모두 높아졌다.

2017년 삶에 대한 만족도(6.0점), 행복감(6.5점)에 대한 인식은 상승하고 걱정(근심)(3.9점), 우울감(3.2점)에 대한 인식은 감소했다.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2016년 조사(13세 이상)에서 56.5%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2년 전 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자녀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할 것이란 의견은 2015년 31.0%에서 2017년 30.6%로 낮아졌다.

인터넷 이용률은 지난해 처음으로 90%선을 돌파했다. 10대부터 40대까지는 99% 이상 인터넷에 접속했다. 여가와 관련해선, 전체 국민 중 64.2%가 평균 5.9일의 휴가를 사용했고 생활체육 참여율은 71.1%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2011년 2만 4226달러에서 2016년 2만 7561달러로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는 대체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인구절벽 시기에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지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총인구는 5144만 6000명으로 인구성장률은 0.39%를 기록했다. 정부는 인구성장률이 2032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조짐으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707만 6000명, 13.8%) 비중이 0-14세 유소년인구(675만 1000명, 13.1%)를 넘어섰다. 특히 경제활동과 직결되는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73.4%를 정점으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민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