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터미널 개발 난항] 上 건립 원점 난제만 수두룩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주실업과의 협상을 종료한다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주실업이 최종 협상기간인 지난 8일까지 입점 의향기업인 롯데의 사업참여 확약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주실업의 요청으로 지난달 26일이었던 최종 협상 기간을 10일 연기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유성터미널 조성의 우선협상권은 후순위 업체인 케이피아이에이치(KPIH)에게 돌아가게 됐다. KPIH는 지난해 사업자 공모 당시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24만 3681㎡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터미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798가구의 오피스텔과 함께 메가박스, 교보문고, 방송 아카데미 등을 입점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재무적 투자자로는 리딩투자증권을, 시공사로는 현대건설과 금호산업을 각각 내세웠다.
하주실업이 유성터미널에 백화점 등을 입점 시켜 수익을 창출하려 했다면 KPIH는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도시공사는 지난 13일부터 KPIH와 다시 60일간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 KPIH도 재무적 투자자의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 계획이 담긴 사업참여 확약서 제출은 본 계약의 전제조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시 안팎에서는 후순위 업체인 KPIH와의 협약 체결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터미널에 오피스텔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사업 추진에 있어 현실성을 떨어트린다는 이유에서다.
시의 한 공무원은 "터미널 위에 오피스텔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라며 "매연과 소음이 발생하는 곳에 누가 거주하려고 하는 지 의문이다. 이러한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유성지역 시의원들은 "복합터미널에 오피스텔을 건립한다는 게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후순위 협상대상인 KPIH가 제안한 제안서와 사업계획서를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민영개발이 장기간 표류하자 해당지역 주민들은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
유성구 구암동에 거주하는 김모(48)씨는 "십 수년간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도대체 뭘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제 `콩으로 메주를 쓴다`해도 믿지 못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