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는 도시공원들이 민간공원 조성사업으로 아파트(공동주택)에 줄줄이 자리를 내줄 처지이다.

21일 천안시에 따르면 5개 도시공원에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민간공원 조성사업은 민간사업자가 5만㎡ 이상인 도시공원 전체를 매입해 70% 이상은 공원시설, 30% 미만은 아파트 등 비공원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천안은 노태, 청수, 일봉, 청룡, 백석공원에서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노태공원 민간사업은 천안시 성성동 160-13번지 일원 25만 5158㎡ 면적의 노태공원에 민간사업자가 4598억 원을 투입해 공동주택 1806세대를 짓고 문화체육시설과 관리사무소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수공원 민간사업은 청수동 211-5번지 일원 24만 330㎡ 부지에 공원시설과 아파트 1466세대를 짓겠다는 내용이다.

일봉공원과 청룡공원에도 민간사업자 제안대로 사업이 이뤄지면 각각 2753세대, 1253세대의 아파트가 공원부지에 들어선다. 지난해 11월 제안서가 제출된 백석공원 민간사업의 아파트 공급 규모는 1022세대이다. 이들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완료되면 5개 도시공원에 20-30층 높이의 아파트 총 8300세대가 신축된다.

도시공원 부지의 고밀도 아파트 신축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광영 남서울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민간자본에 의해 도시공원에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면 주변 도로 연계 부족으로 심각한 교통문제 야기는 물론 고층 고밀도의 아파트로 도시경관 및 도시 스카이라인도 파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안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우수 사무국장은 "천안시가 도시공원부지 매입을 등한시해 민간공원 조성사업의 여지를 제공했다"며 "무늬만 민간공원 조성사업일 뿐 속내는 아파트 신축사업인 민간공원 조성사업들로 도시공원들이 제 모습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미조성 도시공원 12개 소 중 4개 공원은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추진중이며 1개 공원은 선제안자로 접수돼 행정절차 진행 예정"이라며 "나머지 7개 공원도 민간제안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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