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메달이나 기념주화 수집가들이 늘어나면서 `불리온(bullion)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불리온`은 사전적으로는 금괴, 은괴 또는 귀금속의 괴(塊)를 뜻하며 지금(地金)이나 지은(地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금 불리온 메달`은 금 덩어리로 만든 메달이라는 뜻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조폐국들은 오래전부터 자국을 상징하는 동·식물 등을 주제로 불리온 주화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불리온 주화는 메달과는 달리 정부가 발행하는 공식 화폐다. 캐나다-단풍잎(1979년 발행), 중국-팬더(1982년), 미국-독수리(1986년), 호주-캥거루(1986년), 오스트리아-비엔나 필하모닉(1989년) 등의 불리온 주화는 각국 조폐국의 성장과 역사를 함께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불리온 메달이 선보인 것은 2016년이다. 한국조폐공사가 만든 `호랑이 불리온 메달`이 그것이다. 조폐공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 동물로 민화나 동화의 주인공으로 사랑받아 오고 있으며, 서울 올림픽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이기도 했던 호랑이를 불리온 메달 디자인 주제로 선정했다. `호랑이 불리온 메달`은 매년 디자인을 달리해 한정 수량으로 제조된다. 2018년판 제품은 3월말 공개된다. `호랑이 불리온 메달`은 국제 금 시세에 연동해 판매가격이 판매시점에 결정된다.

불리온 제품 세계 시장 규모는 11조 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국 조폐국들은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으로 자국을 상징하는 불리온 주화를 국내 판매는 물론 세계에 수출 중이다. 또 관광산업과도 연계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부가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조폐공사가 해외 불리온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은 최근이지만 `호랑이 불리온 메달`을 통해 세계 조폐국들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4대 주화 관련 박람회(세계코인박람회)가 있다. 매년 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화폐박람회`(World Money Fair), 4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도쿄 국제주화박람회`(Tokyo International Coin Convention), 7~8월 중 미국에서 열리는 `World`s Fair of Money`(통상 ANA로 지칭), 그리고 11월경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북경 국제주화박람회`(Beijing International Coin Exposition)가 바로 그 것이다.

이 박람회엔 세계의 내로라하는 조폐국 관계자들과 딜러들, 관련업체 등 전 세계 주화 산업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주화시장의 상황과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하고 열띤 마케팅을 펼친다. 조폐공사는 이 국제무대에 `호랑이 불리온 메달`을 선보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호랑이 불리온 메달`이 세계 시장에 소개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올 초까지 6개국에 80억 원 규모를 수출했다. 앞으로 수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조폐공사는 `호랑이 불리온 메달`을 매년 정기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각국의 대표적 불리온 제품들과 경쟁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성현 한국조폐공사 귀금속사업 인증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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