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김상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상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3D프린팅 기술은 제조업과 의료,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혁신을 이끌어 미래 환경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모든 생산방식을 바꿀 만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생산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보건의료산업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모든 환자는 개개인에 따라 질환의 특성이 다르고 신체구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형화된 제품을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3D프린팅 기술은 이러한 사항을 보완할 수 있다.

첫째, 어떤 모양이든 자유롭게 제작이 가능함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 및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생산으로 인한 새로운 사업 창출이다. 3D스캐너와 3D프린터를 활용할 경우 기존에 구현하기 어려웠던 정밀한 작업까지 가능하게 돼 최적화된 제품으로 환자의 만족도와 치료율을 높일 수 있으며,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언제든지 즉시 재공급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개인별 편차가 있는 환자들의 신체조건에 최적화된 제품 생산으로 보건산업 분야의 새로운 성장모델이 될 것이다.

둘째,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전문 인력의 수요의 증대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의료전문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 고급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래 3D프린팅 기술은 소재가 다양화 돼 새로운 융·복합 분야로 확대가 가능, 보건산업에 특화된 디자이너가 등장할 수 있다.

셋째, 환자의 수술 부위의 사전 시뮬레이션과 가상 수술이 가능함에 따라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동시에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최근 3D프린팅을 이용한 환자 맞춤형 일측성 척추 나사 삽입 가이드 수술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시술은 의사의 해부학적 지식과 2차원적 방사선 영상에 의존해 부정확 삽입 비율이 20-30%에 달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고, 이는 마비 등 신경학적 이상이나 혈관 손상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나사가 들어가는 위치를 계산해 맞춤형 본보기를 만들어 수술에 적용한 결과, 정확도 측면에서 오차 범위가 2㎜를 넘지 않았으며, 잘못된 나사 삽입으로 발생하는 합병증 가능성을 크게 줄이는 계기가 됐다.

아직까지 보건산업의 일부 영역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이 미래에는 맞춤형 조직이나 인공장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3D프린팅 기술이 가져올 혁신과 더불어 보건산업 제조의 소비시장의 변화와 새로운 유통서비스업 출현 등 국내 기업과 의료기관이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김상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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