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침·뜸을 놓는 자리인 경혈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임상의학부 류연희 박사팀과 대구한의대 김희영 교수팀의 공동연구를 통해 질병에 따른 피부 민감점과 경혈이 약 70% 이상 일치함을 증명해 경혈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장염, 고혈압 동물모델에서 신경과학적 방법의 특수 염색을 통해 피부 표면에 발현되는 경혈을 가시화했으며 가시화된 경혈에 침 자극을 주었을 때 질병이 치료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으며 경혈경락 체계의 존재와 치료효과에 대한 과학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연구팀은 대장염을 가진 실험쥐에 색소 약물 실험을 한 결과, 가시화된 민감점이 십이경락 중 대장통과 같은 소화기 질환과 연관된 경락인 족태음비경 부위를 따라 발현했으며 약 75%가 혈자리 부위와 일치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그중 가시화 된 빈도가 높은 공손혈에 침 자극을 주어 실제로 대장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 결과, 침 자극을 준 실험군이 침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보다 염증 수치 및 설사 감소 등의 효과가 뚜렷했다. 고혈압을 가진 동물 실험에서도 가시화 된 부위 경혈에 침 자극을 준 실험군에서 혈압이 유의하게 감소됐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 "그동안 침·뜸 임상연구가 매년 수백 편씩 국제학술지에 발표됨에도 불구하고 경혈경락체계의 과학적 근거에 의문의 여지가 있어 왔다"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향후 경혈경락체계가 새로운 생체조절시스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의학연이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류연희 박사 연구팀은 향후 경혈 가시화 기술을 개발 완료해, 10년 이내에 가시화 된 경혈을 이용한 한방진단 및 치료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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