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를 관찰하고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곳,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한 소절의 음악이 되는 숲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놀이터입니다. 하지만 동네 뒷산을 누비며 뛰어놀던 어릴 적 기억이 별로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숲은 책과 TV를 통해 알게 된 단지 상상 속의 공간이 돼버렸습니다.

미국 아동발달과학협회 고문 리처드 루브는 아이들이 이처럼 자연과 동떨어진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비만, 주의력 결핍 장애, 우울증 등 `자연결핍장애`가 나타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이미 산림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오래전부터 유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산림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산림청에서도 유아가 숲에서 맘껏 뛰놀고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해 유아숲체험원을 지난 2012년 8곳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전국적 146곳이 조성됐습니다.

유아숲체험원은 유아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함으로써 정서를 함양하고 전인적(全人的)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시설입니다. 시설 위주의 하드웨어적 접근 보다는 `숲을 만나고`, `숲을 발견하고`, `숲과 하나가 되는` 체험 위주의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보다 중요합니다.

숲에서 아이들은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배우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최고의 선생님이고, 숲을 최고의 교실이라 합니다.

유아숲체험원을 이용한 아이들에게 산림교육의 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창의성 발달에 영향을 미쳤으며, 숲 활동은 유아들의 과학적 탐구 능력, 주의 집중력과 공간인지능력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숲 활동을 체험한 유아들이 자연환경을 더 선호하고 생명에 대한 존중, 동식물에 대한 호기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놀이의 유형도 개인놀이에서 협동놀이로 변화를 보였으며, 신체적 능력 향상 및 아토피피부염 등 염증반응 감소 등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유아기부터 숲의 기능과 자연환경을 체득하는 것이 정서함양과 전인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가 전국적으로 형성되었기에 앞으로 산림교육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국민의 건강과 행복 증진을 위해 세종특별자치시 내에 유아숲체험원을 지난해부터 운영해 신도시의 유아들에게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종시 전월산과 괴화산에도 총 3곳의 유아숲체험원을 추가 조성할 계획입니다. 회색빛 콘크리트의 빌딩숲과 자동차 매연 속에서 억눌렸던 우리 아이들이 숲에서 정서적인 안정을 느끼며 튼튼한 몸과 마음을 키우기를 기대해 봅니다.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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