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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야간 자율학습

2018-03-18기사 편집 2018-03-18 17: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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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자율학습' 일명 '야자'. 대학입시정책이 수없이 바뀌고 있지만 늦은 밤까지 강제로 가둬 놓고 공부를 시키는 야자는 여전하다.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야자를 폐지하겠다고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독서실, 과외, 학원 등 공부와 관련된 사유에만 야자를 면제해주고 있다.

야간자율학습보다는 야간강제학습이 오히려 적당한 용어다. 세계적으로 강제로 야자를 실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정도이며, 영국, 호주, 캐나다, 홍콩 등은 아동학대죄로 처벌까지 된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야자를 시키는 이유는 뭘까. 교육계에서는 예전부터 해왔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들 얘기한다. 야자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놀기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또 야자 시간에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 시장으로 학생들이 몰려 사교육비가 증가한다는 염려도 있다.

이처럼 일제시대나 군사독재시대에 있을 법한 획일적인 사고들이 학생들의 건강은 물론 정신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10시 넘어서 까지 공부를 강요받다 보니 당연히 청소년 행복지수는 바닥이고 자살률 또한 높다.

이처럼 10대 내내 공부를 강요받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많은 청춘들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 대부분이 똑같은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다 보니 사고의 자율성이 떨어져 스스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단순하고 획일적인 사고로는 살아남기 어렵고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사고가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가두고 감시하는 현재의 야자 수준으로는 미래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 또 저출산으로 인해 대학입학정원 매년 큰 폭으로 줄어 10년 후에는 많은 대학들이 학생 부족으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이전처럼 좋은 대학이 출세를 보장하는 시대도 끝났다. 한참 뛰어 놀고 무궁무진한 상상을 할 '인생 황금기'를 이제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아울러 미래를 자신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을 시기인 청소년기에 진정한 자율이 필요하다. 청년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는 진리를 교육계는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진광호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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