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인간은 똑같은 잡식성 동물이지만 인간이 먹는 음식이 개에게도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개는 원래부터 육식성이 강한 동물이기 때문에 몸의 구조나 필요한 영양소가 사람과 다르다. 사람이 먹었을 때는 괜찮지만 개가 먹었을 때는 위험한 음식도 많이 있다. 개에게 독이 되는 위험한 음식 중 대표적인 것에는 초콜릿이 있다. 초콜릿에 함유된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은 심장과 중추 신경을 자극해 구토나 설사 같은 `초콜릿 중독`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많은 양을 먹으면 급성신부전증을 일으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이 밖에 카페인은 심장과 신경계에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커피, 녹차 등도 개에게 해로운 식품이다.

양파나 파에는 개의 혈액 중 적혈구를 파괴하는 `알릴프로필 디설파이드`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개가 먹으면 적혈구 파괴에 의한 빈혈과 피오줌을 일으킨다. 양파에 중독되면 혈뇨 현상이 있고 설사와 구토, 황달과 함께 심장이 빨리 뛰고 눈의 점막이 하얗게 되는 증상을 보인다. 최악의 경우 사망에까지 이른다. 양파의 독성은 가열해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양파로 육수를 낸 음식도 금기이다. 날계란에 있는 avidin이라 불리는 효소는 비타민 B의 흡수를 방해한다. 피부와 피모의 문제를 일으키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많다. 특히 흰자 부위는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비타민 H를 파괴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비타민 H 결핍증이 생긴다. 계란은 꼭 익혀서 노른자 부위만 먹인다.

포도와 건포도는 신장에 손상을 주는 중독증상이 있으며, 피오줌을 쌀 수도 있다. 적은 양으로도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쥐포, 오징어, 문어, 새우, 게 등 해산물은 개가 소화하기 어려운 식품으로 구토의 원인이 된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위 속에서 불어서 위염이나 위궤양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장폐색을 유발한다.

우유, 치즈와 같은 유제품의 경우, 우유에 들어 있는 유당(락토스)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은 개에게는 설사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개에게는 애견용 우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과일은 소화 흡수에 좋지 않으며 많은 당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비만의 원인이 된다. 또한 씨가 있는 복숭아, 자두, 감 등의 과일은 씨가 걸려서 장폐색의 원인이 되므로 무척 위험하다. 감은 많이 먹으면 변비를 유발한다.

개는 땀샘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거의 땀을 흘리지 않는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염분의 약 3분의 1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으면 지나치게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게 된다. 그렇게 몸속에 축적된 염분은 신장에 커다란 부담을 준다.

닭뼈는 개가 씹어 먹는 과정에서 생긴 뾰족한 뼛조각이 위나 장 등의 소화기관을 긁어 상처를 낼 가능성이 있으니 닭고기를 줄 때는 반드시 뼈를 제거하고 준다. 생선을 줄 때도 굵고 딱딱한 생선 가시가 목이나 위장을 찌를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뼈를 발라내고 주는 것이 좋다. 꽁치, 정어리 같은 지방이 많은 어류는 습진이나 탈모의 원인이 된다. 맥주와 같은 술은 호흡기관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아주 작은 양으로도 급성 알코올 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사람 음식을 피하고 양질의 사료와 개 전용 간식만 주는 것이 강아지가 오래 살고 건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김정완 퍼피동물병원 원장 수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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