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부부 맞춤형 웨딩 플래닝

스몰웨딩과 셀프웨딩 등 가성비 바람이 불었던 웨딩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가심비`다. 가심비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비싸더라도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에 마음 심(心)을 더한 말로 가격대비 가치있는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를 말한다. 가심비의 경우 소비자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게 된다. 웨딩에서 가심비 열풍이 분 것은 결혼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높아짐에 따라 예비부부들의 경제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거 결혼을 준비했던 20대 중·후반의 나이에 비해 경제적 안정을 이룬 30대 들은 결혼식에서 비용을 넘어 마음의 만족을 추구한다.

◇`가심(心)비`를 통한 예식의 스타일링=가심비를 추구하는 예비부부가 많아지면서 웨딩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 고전적인 방식을 따르는 것이 아닌 부부만의 특별하고 특색있는 컨텐츠를 통해 `웨딩의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다. 부부가 직접 꾸민 웨딩의 스타일링을 통해 형식을 파괴한 예식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가심비 트렌드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주례없는 예식`이다. 따분하고 지루하게 여겨졌던 주례를 없애고 부부가 서로 편지를 낭독하거나 부모님의 축사로 대신한다. 라도무스 아트센터 예식담당자는 "최근 예식의 80% 이상은 주례없는 예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주례없는 예식이 많아졌다는 것은 예식의 형식보다는 의미에 초점을 둔 예비부부들의 가치관 변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가 부모님의 복장도 달라졌다. 주로 한복을 입었던 양가 어머니들이 드레스를 입거나 부부의 형제자매들도 비슷한 의상을 맞춰 입는 등 가족끼리 의기투합한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신부가 시부모를 비롯한 여러 시댁어른들에게 드리는 폐백 문화도 성평등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랑도 함께 시댁과 친정 어른 모두에게 인사를 하는 풍습으로 바뀌었다. 한 예식장 관계자는 "최근 예식에서는 부모님이 직접 축가를 부르거나 가족이 축하 영상을 준비하는 등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 졌다"며 "보여주기 식의 예식보다는 우리만의 특별한 예식을 통해 가치와 의미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예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예식도 전략시대=정형화된 옛날 방식의 결혼이 아닌 자신만의 결혼을 추구하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면서 만족스러운 웨딩을 위해 전략적인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예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를 시작했다면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신부와 신랑의 가치에 따라 예식에 의미를 둘 것인지 신혼여행이나 신혼 집에 의미를 둘 것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혼 준비가 결혼 생활의 시작인 만큼 예비 신랑신부는 예식의 의미를 어디에 둘지 먼저 상의해야 한다.

상의가 충분히 이뤄졌다면 먼저 예식 날짜를 정해야 한다. 결혼 성수기인 3월부터 6월까지는 예식장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1년 전부터 식장을 예약하기도 한다. 최소 6개월 전부터 예식 날짜를 정해야 결혼 준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날을 정한 예비 신랑·신부들 중에서는 막막함에 웨딩박람회를 가장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예식장부터 웨딩 촬영, 혼수까지 다양한 웨딩정보를 한번에 얻을 수 있는 웨딩박람회는 웨딩준비에 필수 코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식장의 황금시간대를 예약하고 싶다면 웨딩박람회를 찾기 전에 예식장을 먼저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인기있는 식장의 황금시간대는 예식장에서 본식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웨딩박람회에서 예약을 하기는 쉽지 않다.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황금시간은 대게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본식패키지는 주로 웨딩홀 대관, 생화장식 비용, 드레스와 턱시도 대여비, 헤어·메이크업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신랑·신부가 원하는 시기와 시간이 있다면 예식장을 먼저 찾아 예약을 한 후 박람회를 통해 나머지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틈새를 노려라=웨딩 전문가들은 가심비 웨딩을 전략으로 할 수 있는 키워드로 `틈새 공략`을 꼽았다. 결혼식이 가장 많은 봄과 가을은 다른 시기에 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할 수 밖에 없으며 예식마다 짧은 시간 간격으로 예식이 겹쳐 자칫하면 `벌집 예식`이 되기 쉽다. 따라서 결혼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예비 부부라면 틈새 시간을 노려 예식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다. 결혼식 비수기는 1월-2월 겨울과, 7월-8월 여름으로 나뉘는데 많은 예식장도 이때를 노려 고객들에게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가격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웨딩시간 역시 일요일과 금요일 저녁을 노려볼 만 하다. 일요일 혹은 금요일 저녁 결혼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 여유있고 의미있는 예식을 할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진행 할 수 있다. 식대의 경우 황금 시간대에 비해 1인 당 3000원 이상 차이가 나고 예식비 역시 10-20% 이상 저렴하다. 특히 금요일 밤은 식장 분위기에 따라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새로운 저녁 예식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라도무스 아트센터 예식담당자는 "비수기, 비황금 시간대를 선택해 보다 합리적이고 만족감이 높은 결혼식을 선택하는 예비 부부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들만의 웨딩을 통해 의미있는 결혼식을 만들 수 있으며 복잡하지 않은 환경에서 하객들 역시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만 방문하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결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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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VIP웨딩홀 그랜드홀 전경. 사진=웨딩컴퍼니 엘 제공
대전 VIP웨딩홀 그랜드홀 전경. 사진=웨딩컴퍼니 엘 제공
사진=웨딩컴퍼니 엘 제공
사진=웨딩컴퍼니 엘 제공

주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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