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각 중추 신경회로가 소유행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자료=KAIST 제공
전시각 중추 신경회로가 소유행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자료=KAIST 제공
"시상하부의 특정 신경을 자극했더니 생쥐가 장난감에 엄청난 집착을 보였다. 물건을 가지려는 욕구를 만들어내는 신경으로서 유용한 자원을 탐색하고 소유하려는 욕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발견이다."

KAIST 생명과학과 김대수,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 연구팀은 전시각중추(MPA, Medial preoptic area)라 불리는 뇌의 시상하부 중 일부가 먹이를 획득 및 소유하려는 본능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람과 동물은 다양한 사물을 탐색하고 획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생존을 위한 먹이나 유용한 물건 획득을 위해서다. 이러한 욕구는 경제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행동의 동기가 된다.

그러나 물건을 손에 넣으려는 욕구는 본능이기에 쉽게 조절할 수 없을 뿐더러 잘못된 습관이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유명인들이 물건을 습관적으로 훔치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를 접하곤 한다. 쓸모없는 물건을 집안에 모으고 버리지 못하는 수집 강박증이나 쇼핑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물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한 쥐에게는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고 다른 쥐는 따로 물체를 주지 않은 뒤 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MPA(전시각중추) 신경회로가 활성화됨을 발견했다. 그 후 광유전학을 이용해 빛으로 MPA를 자극하자 물체 획득을 위해 실험체가 집착하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조절하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생쥐 머리위에 물체를 장착해 눈앞에서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무선으로 조종하고 MPA-PAG 신경회로를 자극해 생쥐가 눈앞에 물체를 따라가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고등동물인 포유류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한 기술로 연구팀은 미다스(MIDAS)라고 명명했다.

이필승 교수는 "미다스 기술은 동물의 탐색본능을 활용해 동물 스스로 장애물을 극복하며 움직이는 일종의 자율주행 시스템입니다. 뇌-컴퓨터 접속 기술의 중요한 혁신"이라고 밝혔다.

김대수 교수는 "수집 강박, 도벽, 게임중독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지식을 통해 만들어진 뇌-컴퓨터 접속기술은 국방, 재난 구조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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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욕을 이용해 포유동물 행동을 조절하는 MIDAS 시스템 모식도. 자료=KAIST 제공
소유욕을 이용해 포유동물 행동을 조절하는 MIDAS 시스템 모식도. 자료=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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