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탐사기] 남극 세종기지 이야기를 시작하며

2018-03-15기사 편집 2018-03-14 1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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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평균 2000m 이상의 두꺼운 빙하로 덮여 있는 백색의 대륙이다. 대략 중국과 인도를 합친 정도의 크기이며,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약 58m 올라간다. 물론 당분간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남극빙하는 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약 1억 5000만 년전까지 남극은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과 곤드와나라는 하나의 대륙 형태로 붙어 있었다. 이때는 저위도의 따뜻한 물이 남극 주변을 자유롭게 순환하면서 현재보다는 훨씬 더 따뜻했다. 하지만 1억 5000만 년전부터 서서히 다른 대륙들과 분리되기 시작해 3400만 년 전 남미 대륙과 마지막으로 분리되면서 다른 대륙들과 떨어져 현재의 위치에 고립되었다. 지구는 서에서 동으로 하루 한번 자전한다. 지구의 자전에 의해 남극 주변에는 서에서 동으로 강한 바람이 불며, 이 바람에 의해 남극 주변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해류가 만들어진다. 남극순환류라 불리는 해류이다.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강한 바람과 남극순환류는 마치 장막처럼 저위도로 부터 따뜻한 열이 남극으로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여 남극의 기온이 현재처럼 내려가는데 단초 역할을 하였다. 즉, 빙하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 되었다는 의미다. 빙하는 신기하게도 여름철 동안 녹지 않고 살아남게 되면 되먹임 효과에 의해 계속 자라는 성질이 있다. 빙하를 덮고 있는 눈은 흰 색이기 때문에 갓 내린 눈은 태양빛의 80% 정도를 반사해 지속적으로 차가운 상태가 되어 빙하를 더 자라게 한다. 이를 빙하의 되먹임 효과라 한다. 빙하는 눈의 형태로 쌓였다가 녹지 않고 결빙되어 만들어지는데, 우리 눈에는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장시간에 걸쳐 흐르게 되며 대륙 주변에서 쪼개지거나 녹아서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현재 남아있는 남극의 빙하는 약 70만 년의 지구 기후변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남극의 빙하에 최근 빠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하는 남극 반도 주변에서는 남극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이 상당히 많아짐에 따라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남극의 빙하 감소는 주변 해양과 육상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 지구적인 해수면 상승을 가져오고 이는 한반도 연근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빙하의 감소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 그리고 주변 해양 및 육상의 생물과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감지하고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매년 많은 과학자들이 세종기지를 방문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세종기지는 빙하가 빨리 사라지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빙하의 변화를 감지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동식물들이 많아서 이들의 변화를 관측하기에도 아주 적합하다. 상시적인 기지주변 환경변화 관측을 위해서는 기지유지도 필수적이다. 기지의 유지를 위해서는 과학자 뿐 만 아니라 매년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파견하고 있다. 필자는 16명의 대원을 이끌고 지난해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1년을 보냈다. 올해는 세종기지에서 연구를 시작한지 30년째를 맞는 뜻 깊은 해 이기도 하다. 본 컬럼을 통해 필자가 경험했던 세종기지의 날씨, 생활, 주변 기지와의 교류 및 기지주변의 여러 가지 생물상 등 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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