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향 마스터즈시리즈3… 15일 대전예당 아트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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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교향악단은 15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마스터즈 시리즈 3 `양극단에서 음악을 만나다`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주는 로린 마젤,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계보를 잇는 최정상급 마에스트로 제임스 저드 예술감독 지휘 아래 진행된다.

또 대전시향을 이끌며 언제 어디서나 흐트러지지 않는 바이올리니스트 김필균의 협연으로 서양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마장조, 작품 1042`와 말러가 삶의 끝에서 말하는 마지막 고백 `교향곡 제9번 라장조`를 연주하며 서양 음악의 시작과 끝을 선보인다.

연주회의 시작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이다. 이 작품은 바흐가 남긴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곡으로 지극히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바이마르 궁전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경력을 시작한 만큼 바이올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던 바흐는 이 작품에 오직 그만이 찾아낼 수 있었던 악기에 대한 가능성과 깊이 있는 이해가 담겨 있다. 솔로 악기와 오케스트라와의 조합과 대비는 탁월하며, 특히 솔로 바이올린의 길고 표현력 강한 프레이징이 부유하듯 자유롭게 흘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협연자로 나서는 김필균은 27살의 어린 나이에 대전시향의 악장이 되어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지휘자와 단원 사이를 조율하며 활약하고 있는 연주자다. 오케스트라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그와 오케스트라가 보이는 호흡이 주목할 만하다.

연주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은 대전에서 초연으로 무대에 올리는 말러의 `교향곡 제9번`이다. 말러가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이자 삶과 죽음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인 이 작품은 방대한 악기 편성과 거대한 구상에서 표현되는 삶의 회환과 미련, 동경과 체념을 녹여냈다. "나에게 있어서 교향곡이란,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던 그의 고백처럼, 여러 종류의 악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신비로운 소리를 만들어 그만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베토벤과 브루크너, 드보르자크 등 몇몇 위대한 작곡가들이 앞서 아홉번째 교향곡을 작곡한 후 세상을 떠난 것을 의식한 말러는 이 작품에 `제9번`이라는 번호를 붙이지 않고 `대지의 노래`라는 타이틀을 붙여 의도적으로 불길한 수를 회피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예감은 작품 곳곳에 배어있다.

죽음에 대한 체념과 이별의 느낌을 암시하는 제1주제와 필사의 저항을 담은 제2주제의 극명한 대비, 부정맥을 나타내는 독특한 리듬, 삶을 조롱하는 듯한 난폭한 푸가, 죽어가듯 사라지는 숭고한 음악까지, 말러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죽음이지만 무엇보다 완벽하고 감미롭게 표현했다. 그의 교향곡은 진실한 내면의 고백으로, 개인의 고뇌를 중심에 놓고 모든 경험을 녹여 보편성을 지닌다. 낭만 음악의 한계를 넘나드는 그의 교향곡은 `궁극의 교향곡`이라 불릴 만하다.

봄의 문턱에서, 최고의 프로그램과 아티스트의 조우로 펼치는 서양음악의 시작과 끝, 정형화의 해체,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양극단을 마주할 수 있는 연주회는 나른한 일상을 깨우는 강렬한 경험이 될 것이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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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균
김필균
시향_제임스저드 _리허설
시향_제임스저드 _리허설
시향_예술감독_제임스 저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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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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